요즘 청담동의 트렌디한 공간에 가면 예외 없이 도깨비방망이처럼 멋없이 생긴 선인장들이 놓여 있다. 선인장 외에도 유기견처럼 축 처진 식물, 젖은 파래처럼 산발한 식물들을 멋쟁이들이 키우는 건 ‘꺼벙이(Nerd) 룩’의 유행 때문일까 아니면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반발일까. 이상한 건 이 못생긴 식물들이 슬슬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
빅 사이즈 선인장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커다란 선인장 화분은 요즘 인테리어의 ‘머스트 해브’. 커다란 선인장을 둘 때는 의자나 테이블과 함께 세팅하거나 높낮이가 다른 선인장과 함께 두어야 그 멋이 제대로 난다. 대표적인 빅 사이즈 선인장은 용비와 금호. 이 선인장은 공기가 잘 통하고 물이 잘 빠지는 화분에 심고, 물은 흙의 윗부분 ⅓ 정도가 말랐을 때 화분 아래로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준다. 흙이 마르지 않았을 때 물을 주면 죽을 수 있다. 습하지 않고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키운다.
용비 용신목의 변형종인 선인장으로, 울퉁불퉁한 모습이 도깨비방망이처럼 보여 도깨비방망이 선인장이라고도 불린다. 햇볕이 잘 들어오는 거실에 둘 것.
금호 뾰족한 가시가 가득한 금호는 복과 재물을 상징해 중국에서는 집들이 선물로 인기 있는 아이템. 안에 물이 가득 들어 있어 사막에서 금호를 만나면 환호성을 지른다고 한다.
물꽂이 식물
물에서 식물을 키우는 물꽂이 재배, 즉 수경 재배는 물그릇에 식물의 줄기를 꽂아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 흙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깨끗하고 병충해가 적어 누구나 쉽게 재배할 수 있다. 물을 주지 않아도 되므로 식물 키우기에 자주 실패한 사람들도 도전해볼 만하다. 대표적인 물꽂이 식물은 아글라오네마 스노 사파이어, 워터코인 등이다.
1 아글라오네마 스노 사파이어 밝은 아이보리와 초록 컬러가 어우러진 커다란 잎의 식물. NASA에서 발표한 실내 공기 정화 식물에 해당하며,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반음지 식물로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고 키우는데, 빛을 받을수록 무늬가 선명해진다. 추위에 약하므로 최저 10℃ 이상으로 유지한다.
2 후마타 빛이 없는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고사리과 식물, 습한 곳을 좋아하며 땅 위로 뻗어나는 하얀 비늘줄기에서 새로운 잎을 만들며 번식한다. 습도를 약간 높게 조절하면 항상 싱싱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3 워터코인 동그란 동전을 닮은 잎이 나오는 워터코인은 햇빛이 잘 들되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반양지에서 키운다. 영상 10℃ 안팎의 온도가 적절하며, 번식력이 좋으므로 화기에 잎이 꽉 차면 큰 그릇으로 옮기거나 뿌리를 나누어 심는다.
4 테이블야자 책상 위에 올려놓고 키운다고 해서 테이블야자라 불린다. 실내조명만으로도 잘 자라며, 온도는 18~24℃ 정도가 적당하다. 공기 중에 수분을 방출하고 정화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행잉식물
줄기가 길게 늘어지는 식물 특성상 벽에 걸어두고 키울 수 있는 식물. 배수, 햇빛, 통풍을 세심하게 신경 쓸 필요 없어 키우기 쉽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고 일주일에 2~3번 물을 준다. 공기 중에 수분이 약간만 있어도 잘 자라 반려식물로 인기 있다.
립살리스 자랄수록 몸에 난 털이 사라지고 가지가 버드나무처럼 쭉쭉 뻗는 선인장. 다른 선인장과 달리 수분이 충분하지 않으면 말라죽을 수 있으므로 흙이 마르지 않게 물을 자주 분무해준다.
틸란드시아 유스네오이데스 틸란드시아과 식물은 흙이 필요 없이 나무 같은 곳에 붙어 생존하기 때문에 에어 플랜트라 불린다. 뿌리는 양분을 흡수하지 않고 매달리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되며, 잎의 미세한 솜털로 공기 중 수증기와 유기물을 흡수해 생존한다. 밤에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공기 정화 식물로 각광받는다.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두고, 물은 일주일에 한 번, 분무기로 안쪽 줄기까지 촉촉하게 분무한다.
틸란드시아 이오난사 잎에 솜털이 나 있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유기물을 먹고 자란다.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고 항상 산소만 방출하므로 실내 공기를 맑게 한다.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공간에서 키우며, 물은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스프레이로 분무한다.
디시디아 관엽식물처럼 보이지만 압축한 코코넛 껍질이나 나무줄기에서 자라는 식물. 줄기가 길게 뻗으며 뿌리를 내려 덩굴로 자란다. 열대성 식물이므로 20℃ 이상으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코코넛 껍질이 말랐을 때 물을 듬뿍 주고, 물을 준 후에는 환기가 잘되는 곳에 둔다.
다육식물
다육식물이란 사막이나 고산 등 수분이 적고 건조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줄기나 잎을 많이 만들어 수분을 저장하는 식물이다. 선인장이 대표적인 다육식물로 건조에 강한 식물이 많아 쉽게 말라죽는 일은 없지만 햇볕을 잘 쬐고 통풍을 잘해주어야 한다. 대부분 크기가 작아 집이나 사무실, 어디에서나 키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잎이 말랐을 때 물을 주는데, 맨 아래쪽에서 두세 번째 잎이 수분이 빠져나간 것처럼 쭈글거리면 흙이 촉촉해질 정도로 준다.
1 은전 통통한 잎이 매력적인 은전은 평소엔 초록빛을 유지하지만 가을이 되면 잎 끝부터 붉은 보랏빛으로 물든다. 물은 한 달에 1~2번 잎에 닿지 않게 흠뻑 준다.
2 거미바위솔 거미줄처럼 하얀 줄을 친다고 해서 거미바위솔이라 불리는 식물로, 일반 다육식물과 달리 겨울에도 잘 자란다. 물은 한 달에 1~2번 정도 주고, 물을 줄 때는 잎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할 것.
3 팡파레 한 송이 꽃 같은 예쁜 모양의 팡파레. 다른 다육식물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라 키우는 재미가 있다. 물은 잎에 주름이 보이거나 중간 잎을 손으로 만져 말캉하면 준다.
4 리틀잼 작은 꽃이 올망졸망 피어 있는 것 같은 리틀잼. 가을에는 빨갛게 물들어 빨간 장미가 피어 있는 듯하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고 키우고 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준다.
5 흑룡각 흑룡각은 햇빛에 많이 노출될수록 몸체의 얼룩무늬가 선명해지므로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키운다. 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 충분히 준다.
기획 · 한여진 기자 | 사진 · 김도균 | 플로리스트 · 이경언 장소협찬 · 달앤스타일(www.dallstyle.com) | 디자인 · 유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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