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자가 남성 흡연자보다 자살 충동은 3배 정도, 우울감은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김선미(정신건강의학과) 정재우(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녀 한국인들의 흡연상태, 우울증 및 자살 간의 상관성’ 논문을 2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중 흡연자 6899명(남성 5797명, 여성 1102명)의 우울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 흡연자 중 2주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은 28.4%로 남성 흡연자(6.7%)의 4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비율도 여성 흡연자는 4.4%였지만, 남성 흡연자는 1.4%에 그쳤다.
여성 흡연자는 우울감이 지속될 경우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성도 남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여성 흡연자 중 최근 1년 안에 자살 충동을 느낀 비율은 35.1%에 이르렀다. 이는 남성 흡연자(12.4%)의 3배인 수치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 중 3.6%는 실제 자살 시도를 했는데, 남성(0.9%)보다 그 비율이 4배였다.
정 교수는 “남성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우울감의 차이가 거의 없는데, 여성은 그 차이도 컸다”며 “한국의 유교적 정서 때문에 여성의 흡연을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스트레스 지수를 더 높이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신 중 흡연이 자녀의 조현병(정신분열증) 발생 위험을 1.4배가량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앨런 브라운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1983년부터 1998년까지 핀란드 여성의 출산과 흡연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중 흡연에 많이 노출된 아이는 적게 노출된 아이보다 조현병 발생률이 38% 더 높았다. 연구팀은 니코틴이 태반을 통해 손쉽게 태아의 혈류에 들어가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임신 중 흡연이 조산, 저체중아 출산, 자녀의 조울증 등의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졌지만, 조현병의 위험성까지 높인다는 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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