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주제로 한 보건복지부의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금연 캠페인인 ‘내가 금연하는 이유’ 동영상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동영상에선 4세 남자 어린이인 최고 군에게 담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담배를 어떻게 피우냐”는 질문에 최 군은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며 담배 피우는 흉내를 낸다. ‘담배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나쁜 것”이라고 천진난만하게 소리친다. 하지만 ‘나쁜 담배를 왜 아빠가 피우는지’를 묻자 최 군은 아무 말 못 하다 같은 질문이 한 번 더 이어지자 아빠를 걱정해서인지 울먹이기 시작한다.
‘자녀에게 큰 상처를 주는 담배를 더이상 피우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 동영상은 복지부 금연 캠페인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nosmokingkorea)에서 볼 수 있다. 1일 현재 영상 조회수만 32만 건, ‘좋아요’ 2235회, 공유 1026회를 기록하고 있다. “내 아들이 저렇게 말하면 마음이 찢어졌을 것” “우리 딸이 네 살인데 영상을 보니 눈물이 난다. 담배 끊길 정말 잘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동영상을 보고 가장 충격을 받은 건 최 군의 아버지이자 흡연자인 최윤택 씨(33)였다. 10년 가까이 하루에 담배 1갑 정도를 피워 왔다는 최 씨는 3일 “아이가 울먹이는 모습을 보고 너무 미안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영상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어린이 모델로 활동 중인 최 군의 어머니는 복지부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금연 캠페인 영상을 촬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응모했다. 총 6명의 아이가 선발돼 촬영을 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주어진 대사에 맞춰 ‘연기’를 했지만 최 군은 달랐다. ‘나쁜 담배를 아빠는 왜 피우는지’ 묻는 질문에 원래 정해진 ‘대사’가 있었다. 하지만 최 군의 머릿속엔 ‘나쁜 담배’를 피우는 아빠가 떠올라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영상을 본 후 금연 패치의 도움을 받아 금연에 나섰다는 최 씨는 “흡연하는 청소년 중 대부분이 아버지가 흡연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아이가 커서 흡연자가 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금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최 군은 수시로 최 씨에게 “담배는 나쁜 거야. 빨리 버려 주세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최 씨는 “금연 이후 아이에게 뽀뽀할 때 아내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돼 좋다”며 웃었다.
다만 최 씨는 “비흡연자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담배는 중독성이 강하고, 금연은 그만큼 어렵다”며 “주변에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이나 직장 동료, 친구들이 모두 지지해주고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창현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내가 금연하는 이유’ 캠페인은 금연 노력을 흡연자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지인이 함께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며 “가족을 통한 금연에 대한 응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현재 3∼5세의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흡연예방교육 사업을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어린이가 흡연의 폐해를 인식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정착시키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동시에 부모가 흡연자라면 ‘담배가 자녀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고 금연하도록 유도하는 취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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