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서 추출한 니코틴 사용…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 포함
‘간접흡연’ 위험도 일반담배 수준… 美 등 30개국 공공장소 사용금지
“그래도 담배보다는 덜 해롭지 않을까요?”
올 초부터 전자담배를 피웠다는 회사원 최영재 씨(42)는 지난해 담뱃값이 인상되자 가족에게 “이참에 금연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동안 금연했던 그는 올 초 업무 스트레스가 커지자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는 (몸에) 좋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 씨 같은 직장인이 많다. 최근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만 19세 이상)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남성 7.1%, 여성은 1.2%로 2014년에 비해 각각 2.7%포인트, 1.2%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전자담배 역시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라고 경고한다.
전자담배(electronic cigarettes)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포함된 용액을 전자장치로 증기화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입함으로써 흡연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니코틴 역시 담배에서 추출된다. 니코틴는 담배에서 추출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물론 금연껌, 금연패치 등 금연보조제에도 ‘담배 니코틴’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 보조제들은 중독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의 미세 용량이 신체에 주기적으로 들어가는 정도다. 반면 전자담배는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니코틴을 넣어 사용할 수 있다.
더구나 복지부 조사결과 일부 전자담배의 경우 니코틴 농도가 일반 담배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자담배를 약 150회 흡입하면 니코틴 치사량(성인 기준 35∼65mg)을 흡수하는 것과 맞먹을 수 있다.
나아가 전자담배 역시 포름알데히드, 아크롤레인 등 각종 발암물질이 포함됐다. 자칫 신경퇴화, 태아와 청소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반영해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전자담배를 담배제품으로 정의하고,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전자담배에도 니코틴 중독, 니트로사민, 포름알데히드 등 위해성 물질 포함 여부,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전자담배를 ‘간접흡연’하는 것 역시 해롭다. 일반 담배 연기에 간접 노출된 것과 유사한 수준의 코티닌(니코틴 대사산물) 등 유해물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세계 30개국은 공공장소에서 전자담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인체에 무해하다’는 광고와 함께 팔리고 있는 일명 ‘무(無)니코틴 전자담배’는 어떨까? 이 역시 니코틴 이외의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이 포함돼 암,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국가금연지원센터 오유미 정책연구부장은 “니코틴을 포함하지 않은 전자담배의 증기라도 단순한 ‘수증기’가 아니다”라며 “더구나 궐련담배에는 없으나 전자담배에 포함된 프로필렌글리콜에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 전자담배를 피우는 당신. ‘비용’이 아깝더라도 당장 눈앞에서 치울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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