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거나 유독 피곤을 느낀 날 목 부위에 무언가 몽글몽글하게 만지는 것이 있는가. 우리가 종종 임파선이 부었다고 말하는 이 몽우리의 정체가 바로 림프관이다.
림프는 우리 몸의 면역을 책임지는 기관이자 노폐물을 처리하는 정화조다. 정맥 모세혈관에 연결된 림프관은 혈액 속에 섞여 있던 각종 노폐물과 염증 물질, 바이러스, 암세포 등을 림프관 곳곳에 존재하는 림프절로 옮겨준다. 이렇게 운반된 혈액 쓰레기들은 림프절의 하수처리과정을 거치면서 깨끗한 혈액으로 정화돼 다시 온몸을 순환한다. 감기에 걸리면 생기는 목 부위의 콩알만 한 몽우리는 림프절에 모여 대기하고 있던 면역세포들이 감기 바이러스를 처리 중이라는 일종의 신호다.
혈액 노폐물은 물론 암세포까지 지나다니는 림프관과 혈액 정화처리 시스템인 림프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각종 병원균들은 걸러지지 못하고 혈액과 함께 온몸을 타고 돌면서 우리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하수도관과 정화처리 시설물이 망가지면 곳곳에 오수가 넘쳐 악취가 나고 병균이 들끓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동안 건강을 위해 혈액순환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내 몸의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이제 림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림프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대표적인 식품은 레몬과 모과이다. 비타민C와 비타민P가 풍부한 레몬은 활성산소 제거에 도움을 줘 림프가 할 일을 덜어준다. 특히 비타민P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순환을 촉진하며 항균효과가 있다. 모과는 림프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인 부종 완화에 도움을 준다.
막힌 림프관을 뚫어주고 쌓여 있는 노폐물을 속 시원히 씻어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하루 15분 림프관 청소 마사지’다. 귀 뒤쪽에서 시작해 목덜미를 지나 쇄골로 이어지는 림프절을 천천히 마사지한다. 림프액은 무조건 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정맥과 만나는 최종 종착지인 쇄골쪽으로 림프액을 보내 듯 눌러주는 것이 좋다. ‘림프 청소 마사지’의 핵심은 세게 압력을 가하지 않는 것이다. 림프관은 상당히 얇아서 심한 자극을 주면 통로가 수축해 오히려 림프액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마사지만으로도 내 몸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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