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테크놀로지 스타키]세계 최고의 보청기 신화를 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3시 00분


스타키그룹 심상돈 대표 인터뷰

 다국적 기업 3M이 출시한 접착식 메모지 ‘포스트잍(Post-It)’, 세계적인 전자기업 소니가 내놓은 소형 카세트 ‘워크맨(Walkman)’은 특정 브랜드의 상품이 한 제품 카테고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대표적인 사례다.

 독보적인 제품력과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며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된 이 제품들은 기업의 특정상품을 넘어 해당 카테고리의 대표상품이 되었다.

 국내 ‘보청기’업계에도 이처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보청기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스타키(Starkey)’다. 레이건, 포드, 부시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착용한 스토리로도 잘 알려진 이 브랜드는 ‘최고의 기능을 갖춘 첨단 보청기’로 난청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본사인 ‘스타키 히어링 테크놀로지스’가 내년으로 창립 50주년, 한국 지사인 ‘스타키코리아’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동사의 심상돈 대표를 만나 국내 보청기 시장 점유율 35%를 넘는 부동의 1위 스타키코리아의 발자취와 미래상에 대해 들어봤다.

 1983년 보청기 전문제조업체인 동산실업을 창업하며 이 분야에 발을 들인 뒤, 1996년 3월 한국법인으로 설립된 스타키코리아의 대표가 된 그는 ‘보청기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20년간 국내 보청기 판매 1위, 품질 혁신 1위, 고객만족도 1위라는 트리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미국 본사로부터 전 세계 지사 경영평가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탁월한 경영 성과와 맞춤형 사회공헌의 기틀을 동시에 마련한 심 대표를 서울 성동구 스타키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먼저 축하 인사부터 드립니다. 스타키 미국 본사가 내년이면 50주년, 스타키코리아도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지난 20년간 저희 스타키 가족들은 난청 고객들을 위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국내 보청기 판매 1위를 비롯해 품질혁신 1위, 고객 만족도 1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사실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난청과 청각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회적 편견을 허물고, 그들 가족의 삶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던 데서 큰 의의를 찾고 싶습니다.

 ―그런 놀라운 성과의 배경, 그 이유를 어떻게 보는지요.

 저는 그 성과의 바탕에 ‘우수한 제품과 철저한 품질 관리, 그리고 현지화에 성공한 사회공헌 노력’의 3박자가 조화를 잘 이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대 48개 독립 조절 구간과 이명 완화 기능이 탑재되어 난청과 이명을 동시에 해결하는 뮤즈(Muse) 보청기처럼 스타키의 뛰어난 기술력이 담긴 제품들이 고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국내 보청기업계 최초로 품질경영시스템인 ISO9001, 환경경영시스템인 ISO14001, 의료기기품질경영시스템인 ISO13485 등 국제표준화기구의 3종 통합 인증을 받을 만큼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왔고, 지역 사정에 맞는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되돌려주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매년 매출액의 2% 이상씩을 사회공헌활동에 투입하는 등 각별한 나눔 실천이 스타키의 놀라운 성공을 뒷받침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스타키 하면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쌍방향 소통과 맞춤형 지원’이라는 철학에 맞춰 사회공헌활동의 폭을 꾸준히 넓혀왔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회사의 경제적 이익만이 아니라, 공공이익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고자 각별히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미 본사의 스타키 청각재단과 연계한 ‘소리 사랑 나누기’ 캠페인이나 소외된 이웃, 장애인을 위한 무료 청력 검사, 보청기 무상 기증 등을 실천했습니다. 또 김장 봉사부터 연탄 나르기, 쌀 나눔처럼 다양한 현장 봉사활동도 빼놓지 않았고요,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청기 지원이나 주한미군 전우회 설립 지원 등 현재 우리 사회의 번영에 기여하신 분들의 노고도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특히 올해 업계 최초로 개최한 고객 소통의 날 행사를 통해 고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은 것도 그 성과로 빼놓을 수 없겠네요.

상대방의 감정 배려한 사회공헌 활동

 ―스타키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면 딱딱한 협찬이나 후원 같은 느낌보다, 세밀한 감성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노력은 평소 대표님이 추구하시는 예술 경영이 해당 정책 운영에 잘 배어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사옥을 보시면 잘 알겠지만, 하나의 갤러리처럼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죠. 저는 평소 예술적 감각이나 감성적 섬세함이 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영적인 난맥상이나 어려움을 마주할 때 유연한 발상과 사고를 가지려 노력합니다. 최대한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고 사안의 감춰진 부분을 찾아 이해하려 합니다. 사실 보청기라는 제품만 놓고 보면 스타키는 기술 기업으로 손색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보청기라는 기술 제품에, 감성이라는 색을 덧입히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회공헌활동 같은 부분에서도 혜택을 주는 사람의 기능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혜택을 받을 사람의 감성적인 배려에 각별히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아무래도 유연한 사고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들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 와보니 직원들의 표정이 굉장히 밝아 보였습니다. 스타키 하면 남다른 직원 복지로도 유명한데요….

 제가 직접 사내 복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부끄러운 면도 있지만, (웃음) 일단 저희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역량 강화와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영어 실력 향상에 원어민 강의를 매일 지원한다거나, 사기 진작을 위해 매달 20만 원씩의 자기개발비를 지급해 자유로이 쓸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사옥 내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자유로이 이용할 쿠폰이나 이용권도 제공해 편의를 도모하고, 자녀 학비 지원 및 직원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실비보험에 가입해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매년 2회 스타키 가족들을 한자리에 모아 1박 2일로 여는 ‘스타키그룹 패밀리 데이’를 개최하거나 명장제도를 통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보청기 전문가를 시상하는 제도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복지정책을 수립해 직원들이 행복한 일터로 여길 수 있는 일류기업으로 만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고객 마음을 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다해

 ―심 대표께서는 평소 다양한 사회활동을 겸하고 계신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서울경제위원회의 4대 위원장으로 선출돼 막중한 책무까지 맡으셨는데요.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각오나 소회도 남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저 역시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각별한 동류의식과 함께, 그들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뭔가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듭니다. 그래서 위원장 재임 기간 중 중소상공인들의 경영 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 및 경영 상담, 자금난이나 인력난 해소 지원, 판로 지원, 지역 특화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특히 중소 상공인들과의 교류 확대를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직접 상담을 통해서도 경영상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키그룹 20년의 발자취와 함께 향후 10년의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스타키가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라는지, 10년 미래 계획과 목표에 대해 한 말씀 해주셨으면 합니다.

 지난 20년간 오로지 보청기라는 제품에 몰두하며 ‘고객에게 충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업계 1위로 올라섰고,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나눔을 통한 사회공헌에도 적극 참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그런 비전 자체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겁니다. 다만 업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 만큼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력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다짐만큼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자그마한 목표가 있다면, 난청이나 청각 장애인, 노인 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제도적 부재를 개선하는 데 더욱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7년 전부터 400만 명의 장애 어린이 부모를 위한 한국장애인부모회 후원회를 설립해 봉사를 이어오고, 난청 장애인들의 가족들을 돕고 제품을 기증하는 데 열중해왔습니다. 이들이 큰 사회적 차별 없이 동등하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싶습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스타키#보청기#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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