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는 전 세계 치과 전문의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본사를 둔 디지털 임플란트 전문 기업 ㈜디오가 개최한 ‘디오 인터내셔널 미팅(DIM)’이었다. 국내외 치의학 전문가와 바이어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디오는 디지털 임플란트 최신 기술인 ‘디오나비’를 활용한 다양한 임상 사례를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치과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인 디오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 세계 임플란트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디오는 2년 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임플란트 시술법인 디오나비를 출시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치과용 의료기기 업체 중 매출액 730억 원으로 국내 3위를 달성했다.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1억 원, 영업이익은 7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3%에 달한다. 디오 김진백 대표는 “디지털 방식으로 혁신을 이룬다면 세계 1등도 결코 꿈은 아니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디오는 올해 ‘매출액 1000억 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오나비는 최근 치의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기존 임플란트 시술법은 환자의 구강을 석고 모형으로 본뜬 뒤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서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디오나비는 환자의 구강 구조를 컴퓨터단층촬영(CT)과 구강 스캔으로 촬영한 뒤 3차원(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구강의 신경 위치, 치아 각도, 골조직 등을 360도로 분석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3D 프린터로 환자 맞춤형 수술 유도 장치를 제작한다. 마치 권투 선수의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이 장치에는 임플란트 시술 대상인 치아 위치에 구멍이 나 있다. 이 구멍을 통해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임플란트 시술은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시술 시 출혈이 적어 부기가 덜하고 회복이 빠른 데다 임플란트 시술 시간도 크게 줄어드는 게 장점이다. 기존 임플란트 하나를 심는 데 보통 45분 정도가 걸렸다면 디오나비를 이용하면 15분이면 시술이 끝난다.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디오는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대만 등 7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2007년 이란에 진출한 디오는 8년 만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현재 국내 기업 중 이란에 법인을 두고 있는 곳은 KT&G에 이어 디오가 두 번째다. 수출이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30%에 달한다. 김 대표는 “수요가 큰 중국 시장을 석권하면 2020년대엔 글로벌 톱3도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디오는 지난해 정부가 선정한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매년 수십억 원 상당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데 있다. 김 대표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오차 범위를 1% 미만으로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임플란트 기기 회사로 떠올랐다”라며 “향후 5년간 150억 원 규모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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