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실업 선수 152명 접전 이승윤·최미선 우승…상금 1억원 정의선 협회장 “아마 최고 대회로”
2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였다. 대한민국에 23개 하계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양궁 스타들과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마련됐기 때문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태극궁사들은 남녀 개인·단체전 우승을 싹쓸이해 변함없이 세계 정상을 지켰다.
20일 예선, 21일 본선(이상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구장), 22일 결선(8강∼결승)의 일정으로 진행된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6’은 아마추어·실업 선수들이 모두 출동한 양궁 대제전이었다. 올림픽 이후 연습시간이 짧았던 양궁 국가대표들은 최근 충남 일대에서 개최된 전국체육대회에서 부진해 조기탈락의 아쉬움을 겪었지만 실력은 변함이 없었다. 리우올림픽 남녀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이승윤(코오롱)과 최미선(광주여대)은 각각 1위에 올랐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대회 규모. 주요대회 성적 포인트에 따른 남녀 상위 76명씩, 총 152명이 참가해 접전을 펼쳤다. 한국양궁은 등록선수가 800여명 정도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끊임없는 풀뿌리 발굴과 인재 육성, 재능 관리로 세계를 제패했다. 당연히 내부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 양궁 인들은 “올림픽 메달보다 어려운 것이 태극마크”라는 이야기를 나눈다. 올림픽 우승자가 아시안게임 출전에 실패하고, 아시안게임 1위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탈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전국 규모의 대회가 많지 않아 대중과의 소통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몽구배’의 탄생 배경이다. 명칭과 스폰서에서 확인할 수 있듯 한국양궁과 현대자동차의 인연은 뿌리 깊다. 가장 모범적인 운영과 아낌없는 지원으로 현장과 꾸준히 호흡해왔다. 파벌 싸움을 거듭한 타 종목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리우올림픽에서도 불안한 정세와 치안, 선수촌과 경기장의 먼 거리를 고려해 방탄차량 지원과 경호인력 증원 배치, 임시 휴게시설 마련 등으로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그리고 ‘정몽구배’를 통해 ‘그들만의 양궁’이 아닌 ‘모두의 양궁’으로 다가서게 됐다.
선수들의 자긍심도 높아졌다. 우승상금 1억원은 어지간한 단체종목 우승팀이 받는 액수다.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아마추어 최고 대회로 남을 수 있도록 하자”는 말로 현장을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이동만 24시간이 넘는 리우를 직접 찾고, 국가대표 선수들과 이모티콘 섞인 메신저를 주고받을 정도로 정성을 쏟는 정 회장이기에 가능한 도전이다. 양궁협회는 앞으로 ‘정몽구배’를 2년 주기의 대회로 꾸준히 성장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