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윤정호(25·파인테크닉스)에겐 ‘윤슬아의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2011년 프로로 데뷔한 윤정호는 2005년 먼저 프로가 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윤슬아(30·파인테크닉스)의 동생으로 주목받았다.
골프채를 먼저 잡은 건 동생 윤정호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누나 윤슬아는 고등학교 입학 후 골프를 배웠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3년 동안 국가대표를 지내는 등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는 누나가 한발 먼저 나갔다. 윤슬아는 윤정호가 데뷔하던 2011년,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에서 첫 우승을 거뒀고 이후에도 하이트진로챔피언십(2012년), 두산매치플레이(2014년)에서 정상에 올랐다. 반면 윤정호는 프로 데뷔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데뷔 첫 해 15경기에 출전해 모두 컷을 통과하는 등 안정된 실력을 뽐냈지만, 2012년과 2013년에는 상금랭킹 58위와 33위로 부진했다. 2014년 군에 입대한 뒤 작년 9월 제대 후 올해 투어로 복귀했다.
윤정호가 23일 경북 칠곡 파미힐스 골프장 동코스(파72·715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경북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주고받아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20언더파 278타로 데뷔 첫 우승에 성공했다. 허인회(29), 황중곤(24·이상 18언더파 270타)을 2타 차로 따돌렸다.
데뷔 6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윤정호는 “그동안 ‘윤슬아의 동생’으로 불렸는데 이제는 ‘윤정호의 누나’로 불리게 될 것”이라며 감격해 했다.
윤정호의 우승으로 국내 남녀 프로골프투어에서는 ‘남매 우승’라는 이색 기록이 나왔다. 형제나 자매, 남매가 함께 투어생활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남매 모두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올 시즌 2승을 거둔 최진호(33·현대제철)는 대상포진으로 인해 1라운드 후 기권했지만, 남은 대회(카이도 투어챔피언십)에 상관없이 2016시즌 상금왕(4억2300만원)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