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LG 신바람 키는 김용의-박용택-오지환

돌격대장 김용의,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3번타자 박용택, 그리고 5번 오지환(왼쪽부터)은 LG의 PO 진출 1등 공신들이다. 그러나 PO 1~2차전에서 모두 무안타로 침묵했다. 스포츠동아 DB

LG로선 상상하기 싫었던 결과다. 적지인 마산에서 2연패를 당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플레이오프(PO)가 5전3선승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초반 2연패는 묵직하게 다가온다.

LG로선 무엇보다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한 점이 아쉽다. 1차전에서 3안타, 2차전에서 4안타, 총 7안타에 불과했다. 1차전에서는 그나마 3안타 중 2개가 홈런으로 연결됐지만, 2차전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아무리 투수가 잘 던져도 타선이 이처럼 터지지 않으면 승산이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기대했던 타자들이 모두 침묵한 점이 아쉽다. 특히 타선의 징검다리가 돼 줘야할 1번 김용의, 3번 박용택, 5번 오지환이 2경기에서 무안타로 물러나면서 득점생산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김용의는 2경기에서 7타석 6타수 무안타다. 리드오프로서 출루를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희생번트 1개(2차전)만 기록하면서 삼진은 3개를 당했다. 박용택은 1차전에서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 2차전에서도 삼진 2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경기 동안 8타석에 나서 삼진만 5개 당했다. 오지환 역시 1차전에서 볼넷 1개와 희생번트 1개만 기록했을 뿐 2경기에서 8타석 6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했다. 3명의 키플레이어가 2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총 20타수 무안타 11삼진이었다.

이들은 LG가 PO 무대에 오르는 데 공을 세운 주인공들이다. 김용의는 KIA와 만난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팀의 준PO행을 결정했다. 이어 넥센과 격돌한 준PO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리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준PO 4경기 16타수 5안타로 타율 0.313 2타점 5득점을 올리며 리드오프로서 제몫을 다했다.

박용택은 LG 타선의 핵이자 정신적 지주다. WC 2경기에서 7타수 3안타(타율 0.429), 준PO 4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15타수 6안타(타율 0.400)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WC와 준PO 6경기에서 총 22타수 9안타로 0.409의 타율을 기록했다.

오지환은 WC 2경기에서 6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준PO에서는 총 12타수 6안타(타율 0.500), 3타점, 2득점, 4볼넷으로 MVP를 차지했다. WC와 준PO를 합쳐 18타수 8안타(타율 0.444)의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다.

물론 타격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상승 그래프를 포스트시즌 내내 유지하기 어렵다. 또 NC 투수들도 막강했다. 특히 1~2차전 선발투수로 나선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의 구위는 정점이었다. LG 타자들이 못 쳤다기보다는 NC 투수들이 잘 던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

그러나 더 이상 핑계는 필요 없다. 이제 1경기만 지면 끝이다. 상대 3~4번째 선발투수가 나서는 경기에서도 이들이 침묵한다면 LG의 승산은 희박해진다. LG 타선의 징검다리인 김용의, 박용택, 오지환이 깨어나야 LG의 신바람이 다시 불게 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