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김기민(24)은 지난달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립발레단의 형제 무용수에게 부러움을 나타냈다. 김기민은 5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은 세계 최고 무용수 중 한 명이다. 그가 부럽다고 밝힌 형제는 도대체 누구일까?
국립발레단의 김경식(30) 윤식(26) 형제는 무용수들 사이에서 발레 실력은 물론이고 특별한 재능으로 유명하다.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립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11월 3∼6일) 연습에 한창인 발레리노 형제를 만났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형제는 초중고교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다. 두 사람은 나란히 2010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동생이 1위(2012년), 형이 2위(2011년)를 차지했다. 형제는 국립발레단의 다수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어렸을 때 미술과 힙합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머니가 ‘춤을 추고 싶으면 발레를 해보라’고 권유해 발레를 시작했어요. 동생은 저를 따라 발레 학원에 왔다가 배우게 됐죠.”(경식)
“체형도 비슷하고, 발레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해요. 하지만 형은 춤 안무를 몸으로 우선 익히는 반면에 저는 머리로 이해를 한 뒤에 추는 등 조금씩 다르기도 해요.”(윤식)
무대 밖에서도 형제의 재능은 빛난다. 3년 전부터 형은 영상, 동생은 사진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물론 발레를 하는 주중을 제외하고 주말에만 짬을 내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5편의 작품을 발레단 단원들과 함께 작업했어요. 연출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예술 분야의 영상을 찍어보고 싶어요.”(경식)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가 발레라 무용수를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앞으로는 발레단과 무용수의 소소한 일상을 찍어 보고 싶어요.”(윤식)
동생은 2014년과 지난해 국립발레단의 사진을 도맡아 찍었다. 형은 연출, 촬영, 편집을 혼자 하면서 다수의 발레 영상을 촬영했다. 많은 무용수가 형제에게 사진과 영상을 의뢰할 정도다. 또 형제의 재능을 눈여겨본 한 회사는 광고 촬영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캠코더를 들고 다니면서 많이 찍었더라고요. 20년이 지나 다시 캠코더를 잡은 셈이죠.”(경식) “형이나 저나 이미지로 무엇인가를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주말에 작업을 하다 보니 쉴 시간이 없어요.”(윤식)
발레와 취미 활동, 둘 다 좋아하지만 형제는 아직 본업인 발레에 더 큰 애정을 보였다. “군무를 하더라도 무용수 간에 끈끈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물론 개성이 강한 역할도 많이 맡고 싶어요.”(경식) “어떤 역할을 맡든 그 역은 제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말하고 보니 형과 달리 제 욕심이 크네요. 하하.”(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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