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던 산악인 다베이 준코(田部井淳子·사진) 씨가 사이타마(埼玉) 현의 한 병원에서 20일 복막암으로 숨졌다고 일본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향년 77세.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교사와 산에 갔다가 산의 매력에 빠졌다. 쇼와여대에서 영미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사회인 산악회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했다. 동료 산악인과 결혼한 그는 에베레스트 도전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했다. 1969년 여성등반대를 조직했고 1972년 출산 후에는 딸이 잠든 뒤 매일 19km씩 달리며 체력을 길렀다. 일요일에는 새벽부터 등반 훈련을 했다. 피아노 레슨을 하며 원정에 필요한 돈을 모았다.
1975년 에베레스트 원정에서는 해발 6400m 지점에서 눈사태가 나 의식을 잃고 발목을 다쳤다. 하지만 ‘나는 계속 오르겠다’며 포기하지 않고 올라 5월 16일 위업을 달성했다. 비슷한 시기에 반대 방향에서 여성 최초 등정을 노리던 중국보다 11일 빨랐다. 아사히신문은 “당시 중국 등반대의 활동을 감지한 일본 등반대는 무선 연락을 할 때도 암호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