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김해림(27·롯데)은 10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캐디인 롯데 골프단 지유진 감독(37)과 함께 승리를 확신한 뒤 환호했다. 나흘 동안 캐디를 맡아준 스승과 탄탄한 호흡을 맞춘 김해림이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김해림은 23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스타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합계 19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정희원(25)과 동타를 이룬 뒤 1차 연장전에서 이겼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 원.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에서 130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거뒀던 김해림은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이날 6번홀(파4)에서 73m를 남기고 52도 웨지로 샷 이글을 낚는 등 전반에 5타나 줄인 김해림은 동생 결혼식으로 휴가를 떠난 캐디를 대신한 지 감독에 대해 “4년째 인연을 맺으며 스윙 및 멘털에 큰 도움을 받았다. 퍼팅 브레이크를 잘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우승한 선수는 보통 캐디에게 상금의 10%를 보너스로 준다. 김해림은 “감독님이 봉사료를 안 받는 조건으로 캐디에 응했지만 사례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김해림은 ‘달걀 골퍼’ ‘기부 천사’로도 유명하다. 비거리를 늘리려고 하루에 달걀(흰자) 30개를 먹었던 그는 2007년 프로 데뷔 후 상금의 10%를 기부 활동에 쓰고 있다. 2013년 말 1억 원 이상의 기부를 약속한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KLPGA투어 1호로 가입했다. 시즌 8승을 노렸던 박성현은 티샷 난조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3위(16언더파)로 마쳤다.
한편 윤정호(25)는 경북 칠곡 파미힐스CC(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 오픈에서 우승하며 국내 처음으로 ‘남매 챔피언’의 진기록을 세웠다. KLPGA투어에서 3승을 올린 윤슬아(30)의 동생인 윤정호는 합계 20언더파로 2011년 투어 데뷔 후 첫 승을 거뒀다. 2013년 군에 입대해 포병으로 복무한 윤정호는 지난해 말 제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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