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40)의 너스레는 KBO리그 선수들 가운데서도 단연 으뜸이다. 걸쭉한 입담은 역대 선수들을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큼 재미와 재치로 가득 차다. 이는 가을야구라고 예외는 아니다. 24일 LG와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병치레(?)를 개그로 승화시키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호준의 현재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허리 통증이 심해 1차전 선발라인업에서도 제외됐다. 게다가 날이 추워지며 통증은 더욱 악화됐다. 그는 “주사라도 하나 맞고 싶지만 도핑 테스트가 염려돼 통증 완화 크림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대에 접어든 그의 몸 상태가 걱정되던 상황. 그러나 이호준은 특유의 너스레로 반전 매력을 뽐냈다. 그는 “그런데 다른 문제가 있다. 크림이 냄새가 심해 상대 포수가 괴로워할지도 모른다”며 “가끔은 크림이 흘러내려 바지춤 아래까지 흐를 때가 있다”며 농담을 건넸다. 허리는 아파도 입은 멀쩡한 이호준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와 더불어 이호준은 NC의 덕아웃 분위기를 함께 전했다. 그는 “선수들이 몰라보게 차분해졌다. 지난 2년간 실패를 통해 무언가를 배웠는지 침착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의 진중한 자세를 바라보는 베테랑의 뿌듯함이 말 한마디에 담겨 있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엔 이호준과 같은 베테랑의 리더십이 뒷받침이 되는 법. 베테랑의 힘을 믿는 NC 김경문 감독은 3차전 역시 선발 라인업에 이호준(5번 지명타자)을 포함시켰다. 인터뷰를 마친 이호준은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다시 그라운드로 향했다.“몸은 아파도 평상시대로 뛰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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