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해 후 잠든 것처럼 안고 귀가한 어머니 구속영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20시 01분


7세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전모 씨(41·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21일 오후 5시 20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29분 사이 대구의 한 호텔에서 아들(7)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 졸라 숨지게 했다. 그는 22일 오전 2시 50분경 숨진 아들을 안고 귀가했다가 남편 정모 씨(47)가 112에 신고하면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전 씨는 집에서 아들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들의 목을 조른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부부는 2008년 결혼했다. 전 씨는 중국 교포 출신이며 어떻게 만났는지는 조사 중이다. 남편은 21일 오후 8시경 "아내가 아들과 함께 집을 나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그는 "아내가 심한 우울증이 있고 자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들의 예비 부검 결과 경부(목)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상 등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가정불화가 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업이 없는 전 씨가 남편과 이혼하면 아들을 양육하기 힘들다는 말도 했다"며 "불화가 사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가족 등을 상대로 범행동기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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