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초대박 뮤지컬 '해밀턴'을 표 1장당 2500달러(약 285만 원)를 주고 관람했다. 표 액면가의 5배 값이다. 터무니없는 바가지라고 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은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많으면 나타나는 자유시장 경제의 자연스런 현상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 현상을 실생활 사례 중심으로 쉽게 풀어 설명하는 강의와 저서로 유명한 주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58)가 23일(현지 시간) 자신의 블로그와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소개한 내용이다. 보스턴에 사는 그는 최근 부인과 12학년(한국의 고3) 아들을 데리고 뉴욕 대학 탐방을 온 길에 해밀턴을 봤는데 표를 뉴욕 도착 2주 전 공연 표 판매 사이트에서 장당 2500달러를 주고 샀다.
맨큐 교수는 "대부분 사람들이 단 몇 시간 공연에 이렇게 큰 돈을 지불할 수 능력이 없다는 현실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달리 보면 표 값이 이렇게 비싸지 않으면 (뮤지컬 광인) 내가 임박한 시점에 이 (귀한) 표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이자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1755~1804)의 일대기를 다룬 이 뮤지컬은 전석 매진 행진이다.
맨큐 교수는 "나는 인기 많은 해밀턴 표 값이 2500달러인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표 값의 80%가 뮤지컬 제작자나 투자자가 아닌, 판매 소매상에 간다는 점은 불만"이라고 했다. 아예 극장에서 비싼 표를 팔아 많은 수익을 올리면 그 돈을 더 좋은 뮤지컬을 제작하는 데 투자할 수 있고 그것이 소비자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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