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럽게 쭉쭉 내딛는 모델의 걸음걸이를 ‘캣워크’라고 한다. 섹시한 걸음걸이의 대명사인 캣워크는 자신감 있고 당차 보인다. 캣워크의 핵심은 골반의 움직임이다. 골반의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보폭을 크게 하고 무릎을 쭉쭉 뻗어야 한다.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성들처럼 허리를 살짝 굽히고 보폭을 좁게 하면서 종종걸음으로 걸으면 골반이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걸음걸이는 건강에 좋지 않다. 골반을 충분히 움직이면서 걸으면 허리와 골반, 목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rm뿐만 아니라 내장이나 비뇨기를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보폭을 크게 해서 걸을 때에도 허리와 목이 이루는 자연스러운 S라인은 필수이며, 시선은 먼 곳을 바라보는 것처럼 약간 위를 바라보아야 한다. 목이 앞으로 빠져나오면서 고개를 드는 소위 ‘거북목’은 경추관절에 닿는 하중을 높여 머리나 목, 팔 통증의 원인이 된다.
목의 커브는 허리의 커브와 같은 자연스러운 만곡을 이루어야 한다. 아랫배는 살짝 힘을 주어 당기면서 걷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바른 자세로 걸으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
우리 몸에서 골반과 척추를 둘러싼 중심 근육이 있는데, 이 중심 근육은 배를 싸고 있는 근육과 골반을 받치고 있는 근육, 허리를 감싸는 근육으로 나뉜다. 허리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 근육들이 약화되거나 지나치게 긴장되어 있다. 반대로 건강한 허리는 이 근육들을 만질 때 말랑말랑하면서도 꽉 찬 느낌이 든다. 이처럼 근육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으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잘 흡수해 부상을 방지하고, 골반을 잘 받쳐주어 비뇨기를 건강하게 한다. 또한 성적 만족을 최대화하는 효과까지 있다.
골반과 허리 근육의 안정은 목의 커브를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유지하는 기본이 된다. 따라서 골반과 허리가 건강하지 않고서는 목의 자세도 나쁠 수밖에 없다. 골반이나 허리뿐만 아니라 인체의 모든 근육과 골격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러니 병의 치료 역시 지금 아픈 곳이 아니라 병을 불러들인 근원적인 문제를 찾아 개선해야 한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걸음걸이가 둔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나이와 상관없이 변할 수 있다. 걸음걸이의 둔화는 운동 범위가 줄어들면서 뇌의 활동이 줄어서 생기는 것이다. 늙어서 걷기 힘든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하지 않고 잘 걷지도 않으니 늙는다는 얘기다. 이제는 100세 건강 시대이고 죽을 때까지 아프지 않아야 한다. ‘나는 이제 늙었으니까’라고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운동량을 늘려보자.
우리 어머니도 퇴행성관절염으로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진 상태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다며 좀체 걷지 않으려 하신다. 그러면서 “수술을 하면 좋아진다는데…”하며 내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신다. 하지만 나는 수술만은 절대 안 된다고 말씀드린다. 인체는 되도록 자연 상태를 유지하면서 훈련을 통해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무릎이 아프면 안 쓰고 안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무릎에 물이 차더라도 걷고 움직여야 더 오래 쓸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지는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무릎을 쓰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에 비하면 무서운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언제나 생활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따라서 건강한 습관에 관심을 갖고 일상생활의 변화, 특히 걸음걸이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의사는 약간의 도움만 줄 뿐 주된 치료는 자신의 몸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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