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설차 문화전-차예절 경연대회’… 29일 가천대 메디컬캠퍼스서 열려
관람객들 다양한 전통차 무료 시음… 향낭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다양
“깊어가는 가을에 그윽한 차향에 빠져 보세요”
전국 청소년들이 모여 전통 차(茶) 예절을 보여주는 ‘제17회 전국 인설 차 문화전-차 예절 경연대회’가 29일 오전 10시 반 인천 연수구 가천대 메디컬캠퍼스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한국차문화협회가 여는 이 행사는 청소년에게 전통사상인 효(孝) 예(禮) 지(智) 인(仁)의 정신을 길러주기 위해 2000년부터 매년 이어지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차 문화 행사로 꼽힌다.
예선을 거친 300여 명이 유치부에서 대학부까지 5개 부문으로 나눠 다례(茶禮)를 재연한다. 공수법(拱手法·절하기에 앞서 손을 마주 잡는 예법), 절하기, 차내기(차를 우려내 마시기까지의 과정), 한복 바로 입기, 입·퇴장 예절, 응대법 등이다. 심사위원들이 최고 점수를 준 청소년에게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준다. 부문별 최우수상과 우수상 수상자 등도 뽑는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한국차문화협회 아산지부에서 6개월 동안 다도 교육을 받은 지적장애 청소년 6명이 고등부에 출전한다.
관람객들은 전국에서 생산된 다양한 전통차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차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으며 각종 다기를 관람할 수 있다. 한복을 차려입은 전문 사범들이 생활다례를 보여준다. 옛 사대부 여인들이 이웃과 친지를 초청해 차를 나눠 마실 때의 예절인 규방다례(閨房茶禮·인천시 무형문화재 제11호)를 볼 수 있다. 풍물놀이와 국악, 마술 공연 등이 펼쳐지고, 지적장애인 공연단인 ‘프리즘 앙상블’이 민요와 클래식 음악을 연주한다.
가천박물관은 이날 전통문화 체험행사인 ‘건강을 지키는 향낭 만들기’를 진행한다. 한약재인 박하와 쑥, 천궁, 당귀, 계피를 넣어 향주머니를 만들 수 있다. 인천에서 전통 민속 연을 보급하고 있는 권익재 작가가 연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국가지정문화재와 민속생활사 유물, 희귀 고서, 근대 정부기록자료 등 5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는 가천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조선시대 전통 한방기구인 약탕기와 약통 침통 약장을 비롯해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시작한 1900년대 초의 수술용 해부기기와 산소발생기 혈압계 현미경 의사면허증 같은 의료사 유물 3200여 점이 있다.
이 박물관은 국보 1점과 보물 14점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지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가지정문화재의 60%를 차지한다. 인천 유일의 국보(제276호)인 ‘초조본 유가사지론(初雕本 瑜伽師地論)’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고려시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려는 조상들의 호국정신이 담긴 불교문화재로, 대장경의 초판 격이지만 완벽한 인쇄술을 감상할 수 있다.
최소연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은 “올해부터 장애를 가진 청소년도 대회에 참가해 전통 차 예절을 수련하도록 배려했다”며 “경연 과정에서 선조들의 풍류와 멋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창설된 한국차문화협회는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해외 4곳을 포함해 국내외 30개 지부에 4만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2014년 작고한 최 이사장의 어머니인 이귀례 씨가 사재를 털어 세운 규방다례보존회 교육관(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시민 대상의 무료 차 예절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032-468-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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