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190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꼽혔다. 하지만 국내 기업인들은 각종 규제에 발목을 잡혀 기업 경영이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어 실제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한국은 총 190개 국가 중 5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한 계단 순위가 내려갔지만 미국(8위), 일본(34위)보다는 높은 순위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는 창업에서 퇴출에 이르는 기업의 10가지 생애주기 단계에서 필요한 행정절차의 수, 시간, 비용 등을 분석해 이뤄진다. 이병원 기획재정부 기업환경과장은 이번 발표 결과에 대해 “기업활동 관련 제도 측면에선 한국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특히 10개 평가 분야 중 △전기 공급 △법적분쟁 해결 등 2개 분야에서 19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법적분쟁 해결을 포함해 △창업 △세금 납부 △재산권 등록 등 4개 분야에서 순위가 올랐다. 반면 △퇴출 분야에서는 지난해와 순위가 같았고 △소액투자자 보호 △건축 인허가 △통관 행정 △자금 조달 등 4개 분야에서는 순위가 내려갔다.
세계은행은 한국의 기업 환경이 좋다고 평가했지만, 재계에서는 실제 경영여건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7∼9월) 성장률 속보치를 보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는 오히려 전 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이런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는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는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노동, 환경 분야 등은 반영하지 않고 기업 관련 행정의 효율성만 평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인 대상의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하는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16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기업효율성 부문은 총 61개국 가운데 48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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