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경기 안성시 도기동 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6호로 지정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산성은 안성천과 맞닿은 구릉에 축조된 산성으로, 4∼6세기 백제가 방어시설로 사용하다 웅진으로 수도를 옮긴 뒤에는 고구려군이 점령했다. 창고 건설공사에 앞서 유적 보호를 위해 실시한 발굴에서 삼국시대 목책(木柵·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나무기둥을 박아놓은 것)이 확인돼 지난해 말 중요문화재 가지정이 이뤄졌다.
도기동 산성은 경기 남부지역에서 확인된 유일한 고구려 목책성이다. 학계는 이곳이 충북 진천군 대모산성, 세종시 부강리 남성골산성 등 기존 고구려 산성과 연계해 고구려의 한강 이남 지역으로의 영역 확장과 남진 경로를 추적하는 데 핵심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례적으로 목책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는 상태라 고대 성곽 구조 규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굴조사 결과 목책을 비롯해 세발토기(삼족기), 굽다리접시(고배), 시루 등 한성백제시대의 유물이 수습됐다. 뚜껑, 손잡이 달린 항아리(파수부호), 짧은 목 항아리(단경호), 사발(완) 등 고구려 토기와 컵 모양의 가야 토기도 출토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