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이름 첫 언급… “제가 어려울때 도와준 인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6일 03시 00분


[최순실 게이트/국정개입 어디까지]朴대통령-최순실씨 관계 눈길

최순실 사무실에 있던 재킷 입고… 2014년 11월 3일 최순실 씨가 초록색 여성 정장 재킷을 살펴보는 모습(왼쪽 사진). 일주일 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 이 옷을 입고 나왔다. TV조선 캡처
최순실 사무실에 있던 재킷 입고… 2014년 11월 3일 최순실 씨가 초록색 여성 정장 재킷을 살펴보는 모습(왼쪽 사진). 일주일 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 이 옷을 입고 나왔다. TV조선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대국민 사과에서 비선 실세 의혹을 받아온 최순실 씨를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고 표현하면서 새삼 두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최 씨의 이름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엄정 처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최 씨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이 2013년 취임한 뒤 공식 석상에서 입는 의상을 청와대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언론은 최 씨가 서울 강남의 한 허름한 사무실에서 박 대통령이 입을 의상에 작업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2014년 8월 해외 순방 직전 최 씨가 대외비인 대통령 일정표를 미리 받아 의상을 골라 준 것으로도 드러났다.

 영상 속에서 최 씨는 부산하게 움직이며 직원들에게 일일이 지시하고 옷감을 만져 보며 금장이나 브로치 같은 옷의 세밀한 부분까지 점검했다. 운동화나 구두도 직접 골랐다. 최 씨가 의상 작업을 하는 동안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 소속 이모 행정관은 마치 비서가 시중을 드는 듯이 최 씨를 도왔다. 이곳에서 박 대통령의 헬스트레이너로 알려진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최 씨의 작업을 돕는 모습도 포착됐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이 2013년 여름휴가 때 찍은 사진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청와대가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기 이틀 전부터 저도에서 찍은 미공개 사진 8장을 최 씨가 갖고 있었던 것. ‘130728-휴가’란 사진 파일의 제작 날짜는 박 대통령이 그해 경남 거제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시기와 일치한다. 박 대통령은 이틀 뒤 저도에서 찍은 여름휴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렸다. 파일명 ‘홍보SNS본부 운영안’은 박 대통령의 SNS를 최 씨가 관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 씨는 10·26사태 후 청와대를 나온 박 대통령의 이른바 ‘블랙아웃 18년’ 기간 박 대통령이 은둔할 때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이름이 세간에 처음 알려진 건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 때였다. 당시에는 최 씨보다는 최 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목사 일가의 재산 의혹이 주요 이슈였다. 최 씨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건 2014년 말 최 씨의 전남편 정윤회 씨의 ‘비선 실세 개입 의혹’ 때문이었다. 그나마 당시에도 최 씨는 주변인 정도로 취급받았다.

 최 씨는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해 같은 대학원 영문학과를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90년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고액 영재 교육 유치원’을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석 coolup@donga.com·박훈상 기자
#박근혜#청와대#최순실#사과#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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