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대국민 사과에서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의 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고 밝히면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6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를 겨냥해 “두 사람이 ‘사이비종교’에 씌여 이런 일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단순한 인간적 친분을 넘어 종교적 문제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설이 수면 위로 오른 것.
실제 박 원내대표의 지적 이후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가 만든 ‘영생교’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살아 영생’이라는 교리를 표방하는 영생교는 사람은 원래 신이었고, 현재의 사람이 원래의 신체로 돌아가 신이 되면 불사의 영생체가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최태민 씨는 1970년대 불교와 기독교, 천도교를 종합해 ‘영생교’를 만든 뒤 교주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씨가 인연을 맺은 것은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뒤 최 씨가 여러 차례 박 대통령에게 꿈에 나타난 육 여사의 메시지라며 편지를 보낸 데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시절 박 대통령은 최 씨를 크게 의지했다고 전해진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만남은 최 씨가 대학생 회장으로 있던 새마음봉사단이 주최한 79년 ‘제1회 새마음제전’ 행사에서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최 씨가 박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최근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최순실 씨는 최태민 씨의 5번째 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979년 10·26 사태 이후 97년 정계 진출 전까지 18년간의 긴 은둔 생활을 하는 동안 최순실 씨와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 씨는 79년 독일 유학을 떠났다가 85년 귀국해 교육사업을 하면서 네 살 위인 박 대통령에게 언니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2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월 카니발 차량 안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스스럼없이 ‘언니’라 불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끈끈한 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은 이 외에도 여럿 있다. 1997년 박근혜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할 당시 최순실 씨의 남편 정윤회 씨(현재 이혼)가 ‘초선의원 박근혜’ 비서실장 직함을 가지고 등장한 것. 박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태민 씨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이런 식으로 (네거티브) 하는 것은 천벌을 받을 일”이라며 최태민 일가를 두둔하기도 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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