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번지는 대학가 최순실 시국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6일 19시 11분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혐의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는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최 씨 딸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 학생들은 26일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기문란 사태는 정권의 무능과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며 "국민이 (대통령)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학생들도 이날 "박근혜 선배님께서는 더 이상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최순실 게이트 해결을 바라는 서강인 일동'이라고 밝힌 학생들은 "최순실 게이트는 청와대의 공식적 구조를 왜곡한,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면서 "국민이 대통령으로 납득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도 이날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최순실 사태에 대한 성역 없는 특검 수사와 이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촉구한다"고 밝혔고, 부산대생들도 "이 나라의 미래 세대로서 현 사태를 규탄하고 정확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은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고려대 한양대 등은 27일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고, 동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 등도 시국선언문 발표를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교수들도 동참할 조짐을 보인다.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관계자는 "소속 교수들의 제안에 따라 다음주 초 모여 시국선언문 발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민교협은 지난해 1월에도 박 대통령의 국정 쇄신을 촉구하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차길호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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