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가 밝았다.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의 공채 일정이 2~3주 당겨지기도 하고 기업의 채용트렌드도 매년 바뀐다. 최근에는 면접관 교육 등 채용에 대한 투자와 합리화가 점차 확대되고 채용기법도 과학화 되며 인턴 채용의 보편화와 더불어 기업별로 다양한 면접 방식이 도입된다. 기업의 특성은 차치하고라도 정시 채용에서 수시 채용으로, 신입 채용에서 경력직 위주로, 학벌 등의 스펙 중심에서 역량 중심 채용으로, 이론적 지식보다는 경험 중심으로 변하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대부분의 공기업에서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준으로 사람을 뽑게 되기에 채용에 더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기업이 ‘실전에 써 먹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 시장의 트렌드가 ‘직무 중심 채용 강화’였다는 모 취업포털의 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이는 탈(脫)스펙 채용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직무수행에 직접 도움이 되는 역량이나 기술을 강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이에 따라 보유한 실무 관련 경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거나 실무진 면접이나 실기시험 등의 전형을 실시해 직무 적합성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렇기에 이제는 이러한 추세에 대비하는 사람들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채용시장이 이런 흐름을 타고 있다면 취업을 대비하는 사람들도 이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청년구직자들이 스펙과 줄서기를 통한 채용에 많은 상처를 받다 보니 채용 트렌드가 바뀌었는데도 아직 ‘스펙’을 가꾸는 데 많은 투자를 하는 실정이다. 이제는 채용의 기준이 바뀌고 기회도 넓어지니 현실을 인식하고 채용 트렌드에 맞는 몇 가지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해 보도록 하자.
첫째, 한층 강화된 직무 중심 채용에 대비하자.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은 채용전형 중 직무지식과 직무적합성을 알아보기 위해 심층 면접과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는 등 채용전형을 강화한다. 그렇기에 이제는 형식적인 스펙 쌓기는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무에 더 효율적인 인재 채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공기업과 민간기업도 서류전형부터 면접전형까지의 선발과정을 직무능력 중심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직무 중심 채용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지난해 하반기 어느 포털사이트에서 ‘기업의 직무중심 채용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물어본 조사에 따르면, ‘전공서적을 많이 읽고 전문용어를 암기했다’는 응답률이 43.9%로 가장 많았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무 분야에서 인턴을 했다’는 응답자가 30.3%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에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뉴스기사 등 정보를 스크랩했다’가 27.3%, 직무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직무스터디를 했다’가 19.4%였다.
지난달 H기업의 채용과정을 들여다 본 결과, 이러한 준비가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과정에서 해당 직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를 인사팀에서 서류 검토를 했고, 면접과정에서는 해당 팀장이나 임원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질문을 통해 직무관련 지식이 있는지를 추려내었기 때문이다.
둘째, 인턴십 확대에 대비하자. 인턴십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취업의 지름길 혹은 왕도로 인식될 정도로 공채 입사과정의 대세가 됐다. 고(高) 스펙자가 늘면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요즘에는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의 자질을 사전에 검증할 뿐 아니라 검증된 인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턴십을 선호한다. 거기에 채용비용이 절감되며 위험부담도 감소되니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달 모 기업의 공채 과정에 참여해보니 지원자 상당수가 인턴 경험이 있었다. 이제 ‘경험’해 보지 않은 지원자들은 뛰어난 역량을 갖지 않는 한 최종 관문까지 갈 수 없는 채용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인턴 경험을 쌓더라도 본인이 진정성을 가져야 하며 자기소개서에 노력의 흔적이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명한 목적을 가져야 하며 인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고 시작해야 한다. 본인이 관심을 갖는 업종과 하고 싶은 직무에 맞는 인턴을 선택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한 가지 주의할 사항은 채용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6개월 이상의 장기 인턴은 가급적 피하라는 것이다. 잘못하면 공채 타이밍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자. 최근 기업들은 채용정보를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알린다. 1차원적인 포털 사이트 등록에 머물지 않고 채용공고나 기업정보 등을 SNS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인터넷 기반 채용 프로세스를 재편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객실승무원의 20% 채용을 진행한 항공사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인사담당자들이 지원자들의 SNS를 채용의 통로로 활용하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2017년, 기업마다 저마다의 특성을 살린 채용 방식을 도입한다. 이제는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채용 트렌드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하다.
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 ceo@midashr.co.kr
*한국경제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다수 출연. 현재 YTN FM <당신의 전성기, 오늘> 출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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