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클리닉]족부 관절 치료 발전에 20년 청춘 바친 두 ‘장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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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멘토]배의정·이호진 원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의 발은 공학적 걸작이자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했다. 이 말은 수백 년 후에 서로 다른 인생을 살던 두 의사의 삶을 하나로 엮는 계기가 됐다. 20년 세월을 함께하며 족부 관절 치료의 장인이 된 두 의사. 연세건우병원(병원장 박의현)의 배의정, 이호진 원장의 이야기다.

20년을 족부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연세건우병원(병원장 박의현)의 배의정(오른쪽), 이호진 원장. 연세건우병원 제공
20년을 족부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연세건우병원(병원장 박의현)의 배의정(오른쪽), 이호진 원장. 연세건우병원 제공

어려운 길 택한 족부 전문 의사


정형외과에서 족부 분야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0년 남짓. 하지만 대학병원 상주 족부 의사는 평균 2명 정도로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배 원장과 이 원장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동기로 처음 만났다. 둘은 의사이자 의학자로 족부 질환 치료 발전에 앞장서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20년을 한 분야에서 함께 했음에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되지 않고 현재까지 올 수 있던 이유가 있다. 이 원장은 “한 명의 동료라도 매우 소중한 것이 족부 분야의 현실”이라며 “배 원장은 외상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반면 나는 무지외반증과 류머티스관절염 발 변형의 선천난치성 질환을 치료했다. 서로 견제가 아닌 보완자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 원장도 “모두가 만류했던 만큼 쉬운 길이 아니었다. 수많은 환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족부 진료 환경이 힘에 부치기도 했다. 그때마다 격려와 위로로 다잡아 준 것이 이 원장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이런 격려는 훗날 배 원장이 국내 발목인대이식술과 내시경 인대 봉합술 권위자에 오르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배의정 원장의 ‘이식형 인대재건술’


배 원장의 인대이식술은 인대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부학적으로 가장 근접하게 재건하는 수술이다. 정형외과 인대수술 중 가장 고난도의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파열되기 전 인대의 두께·방향을 재구성해 가장 비슷한 역할을 하는 항원 처리된 힘줄을 이식한다. 기존 수술로 재건된 인대 강도가 80% 정도라면 이식형 인대재건술로 이식한 인대 강도는 120%이다. 재파열·재손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호진 원장의 ‘교정절골술’

이 원장은 무지외반증과 소건막류, 류머티스 발 변형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작년에는 대한족부관절학회에서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양측무지외반증 동시 수술을 교정절골술로 성공시킨 임상결과를 논문 발표했다. 또 류머티스관절염 발 변형에서 관절복원술, 고정술 등 다양한 수술로 발 변형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이 원장은 “기존 무지외반증 수술은 돌출된 뼈를 모두 깎아 교정하는 방식으로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심한 통증으로 양측 동시 수술도 불가능했다. 평균 6일 이상 긴 입원 기간도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미국과 스위스 교환교수 시절 알게 된 교정절골술은 통증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뼈를 깎지 않고 내측으로 당긴 후 일정 기간 고정해주기 때문에 양측무지외반증 동시 수술도 가능하다. 평균 입원 기간도 이틀 정도로 기존 수술보다 3배 이상 회복이 빠르다. 이 원장은 “류머티스관절염으로 인한 발 변형의 경우 환자들은 매우 고통스러워하지만 그 동안 약물을 통한 통증 완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며 “최근에는 변형된 발가락을 원래대로 펴주는 관절복원술과 고정술, 내시경적 활액말절제술 등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배 원장과 이 원장은 최근까지 등재된 족부 논문만 SCI급을 포함해 20편 이상 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인대재건술#교정절골술#족부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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