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 ‘꿀벅지’ 방송서 쓰지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여성부, ‘성차별 표현’ 자제 요청

“살결이 야들야들해 보이는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여자 유도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자의 발언) “(며느리에게) 한 소리 하러 왔는데 가시나들 떠들면 정신 사납다. 얼른 내보내라.”(드라마 대사)

실제 방송에 나온 성차별적인 말들이다.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 사회를 위해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준수해야 할 ‘양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만들어 한국방송협회와 방송사, 드라마제작사협회 등에 배포한다고 11일 밝혔다. 각종 예능, 드라마, 스포츠 중계 등에서 외모를 빗대는 말이나 성차별적 표현이 너무 많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내서는 방송사와 제작진이 방송을 제작할 때 준수할 사항을 △주제 선정 시부터 양성평등 적극 반영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깨고 양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줄 것 △성폭력·가정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지 말 것 등 5개로 나눴다.

안내서는 특히 “여자는 ∼해야” “남자는 ∼해야” 같은 성 고정관념을 담은 표현이나 ‘영계’ ‘꿀벅지’ ‘180cm 미만 루저’ 등의 성차별적 표현을 쓰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권고했다.

뉴스 보도 등에서는 성폭력 사건 등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하는 것을 문제로 제기했다. 성범죄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장면이나 언사도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안내서는 인터뷰 대상자나 출연자를 구성할 때 양적·질적인 면에서 양성 균형이 이뤄지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병원 드라마에서 남성 간호사를 등장시키는 등 양성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라는 조언도 했다.

박난숙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은 “방송에서 나타나는 잘못된 성 고정관념과 성 상품화는 일반 성인뿐 아니라 자라나는 아동 및 청소년의 성역할 사회화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방송 제작진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영계#꿀벅지#방송#금지어#여성부#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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