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날이 풀리며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급격하게 움직일 땐 요추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운동을 하거나 물건을 옮길 때, 재채기 등을 하는 순간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중장년층의 경우 무리했을 때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70, 80대에도 건강한 사람이 많다. 허리통증은 꼭 나이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휴식을 취하면 쉽게 나아지기 때문에 만성 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요추염좌, 요추협착증을 의심하고 조기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뼈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물렁한 디스크와 척추 뼈와 골반 뼈를 연결하는 천장관절(엉치 엉덩 관절)로 이뤄져 있다. 요추협착증은 디스크와 증상이 거의 비슷하지만 디스크처럼 급격하거나 우발적인 사고에 의해서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뼈, 인대, 디스크 등이 퇴화하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게 된다. 이렇게 좁아진 척추관이 신경을 누르게 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요추협착증이다. 허리디스크 증상과 가장 큰 차이점은 허리를 숙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에 있다. 디스크는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더 악화되지만 요추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한다.
요추협착증은 보통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주로 40대에 발병이 되며 50대부터 발병률이 올라간다. 잘못된 자세로 골반이 틀어져 있어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통증을 느끼게 되고 지속되면 결국 디스크, 요추협착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허리를 펴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걷는 거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특징으로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함을 겪는다.
이와는 반대로 허리가 아파서 검사했는데 멀쩡한 경우가 있다. X-선, MRI를 찍어도 디스크 퇴행이 있는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요추염좌에 해당된다. 평소에 자세가 나쁘거나 근육 또는 인대가 약해져 이 부분을 한 번 다쳤던 분들은 아주 가벼운 일에도 삐끗할 수 있다. 요추염좌의 경우는 복대를 착용하고 소염제, 근이완제를 이용하지만 통증이 1∼2주가 지나도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요추협착증 증상이 진행돼 병원을 찾는 경우에도 비수술 치료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풍선확장술(경막외 유착박리술)은 기존의 신경성형술과 달리 풍선을 이용해 좁아진 척추관을 확장시켜 치료효과를 더욱 높여 준다. 20분 내의 짧은 시술시간에 실시간 영상장치를 통해 정확하게 시행되기 때문에 안전하다. 특수 카테터와 풍선확장기능은 신경손상이 매우 적도록 특수 제작됐다.
시술 후 일정 시간 안정 후 생활이 가능하며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특히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통증이 심해도 치료를 망설이는 고령 환자는 물론 고혈압과 골다공증, 당뇨 등의 질환이 있는 환자, 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던 환자들도 시술이 가능하다. 통증 때문에 허리를 앞으로 숙여야만 걸을 수 있던 환자들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통증완화 효과가 크다.
풍선확장술을 하기 전에는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요추협착증은 허리뼈 퇴화로 인해 가시처럼 자라거나 신경을 누르는 경우, 척추 전방위증에 의해 협착이 된 경우, 척추관 주변 염증에 의해 인대나 근육이 부어 신경을 누르는 경우, 디스크 수술로 인한 신경, 근육 유착이 생기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기 때문이다. 증상에 맞는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다. 또 요추의 경우에는 많은 신경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통증을 겪고 있을 때에는 통증 증상에 따라 운동법을 달리 하는 것이 좋다. 앉을 때 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걷기 운동이 효과적이다. 걸을 때 통증이 있다면 실내 자전거 운동이 도움이 된다. 급성통증은 냉찜질이, 만성 통증에는 온찜질이 좋다. 침대도 너무 푹신한 베드보다는 적절히 몸을 받쳐 줄 수 있는 탄탄한 정도의 침대가 요추건강에 좋다. 바닥에는 두께 있는 이불을 깔아 적당한 쿠션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요추협착증은 척추 노화로 인해 발병되는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막을 수는 없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생활하느냐에 따라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통해 척추가 휘는 것을 방지하고 걸을 때도 의식적으로 11자로 걷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매일 가벼운 척추강화 운동으로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해 척추에 실리는 하중부담을 덜어주면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통증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 치료해 요추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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