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3D 복강경, 장기를 입체적으로 보여줘 정밀한 수술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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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지원 서울대병원 교수

박지원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가 대장암 복강경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원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가 대장암 복강경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장암 수술도 이젠 복강경으로….”

과거 대장암 수술은 복부를 절개해야만 했다. 개복하지 않고는 대장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작은 구멍을 뚫고 긴 막대 형태의 복강경 스코프를 넣어 수술한다. 개복 수술에 비해 출혈량과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복강경 기기의 발전으로 최소침습수술이 쉽고 정확도가 높아졌다.

박지원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에게 최근 대장암 수술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대장암 3D복강경 수술에 대해 들어봤다.


―대장암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전통적인 대장암 수술 방법으로는 개복 수술이 있다. 복부를 개복해 손으로 직접 장기를 찾아 수술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막대 형태의 기구를 삽입하기 때문에 수술 상처가 작다. 직경이 5∼12mm 정도 되는 구멍을 3, 4개 뚫는다. 이 중 1개에는 복강경 카메라가 들어간다.

―현재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 비율은 어떠한가.

국내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08년도 대장암에서 복강경 수술 비율은 약 42.6%였으며 2013년도에는 64.7%로 복강경 수술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모든 대장암에 복강경을 쓰는 것은 아니다. 전이성 암이나 종양 크기가 크고 종양에서 출혈이 있다면 개복 수술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외국에서도 복강경 수술을 많이 시행하는가.

외국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만큼 많지 않으나 늘어나는 추세이다.

3D 복강경 시스템은 입체감과 거리감을 3D 영상으로 구현해 병변 및 혈관 깊이의 파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지원한다. 올림푸스 제공
3D 복강경 시스템은 입체감과 거리감을 3D 영상으로 구현해 병변 및 혈관 깊이의 파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지원한다. 올림푸스 제공


―특히 우리나라에서 복강경 수술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개복 수술에 비해 출혈량과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복강경을 이용한 대장암 수술은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 국내 복강경 수술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을 하다 개복 수술로 전환하는 비율이 서울대병원의 경우 2.6%로 매우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처음 복강경 수술을 도입한 의료진들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수술 테크닉을 전수하고 있다. 또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는 복강경 수술 연구회를 진행하고 의료진에게 꾸준한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있다.

―어떤 환자들에게 복강경 수술을 하는가.


대부분의 대장암 수술은 복강경 수술로 가능하다. 특히 조기 환자나 유전성 암으로 상처에 민감한 젊은 환자들에게 많이 시행한다. 단지 암이 너무 많이 진행돼 다른 장기에도 전이된 경우에는 개복 수술을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전이 암에도 복강경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암이 많이 진행됐다면 절개해야 할 부위가 넓기 때문에 개복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재발성 암도 복강경 수술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수술한 곳을 다시 박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개복 수술이 시야 확보에 더 용이할 것 같은데 작은 구멍에 카메라를 넣어 사용해야 하는 복강경 수술은 어떤가.

2D 복강경은 복강 내 모습이 2차원 영상으로 보이므로 장기 뒷부분까지 보기가 힘들었다. 때문에 최근에는 3D 복강경을 사용한다. 3D 복강경은 입체감과 거리감을 3D 영상으로 구현해 병변과 혈관 깊이의 파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또 스코프 선단부가 상·하·좌·우로 구부러지기 때문에 일자형 스코프로는 보기 힘든 각도에서도 장기와 병변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암세포를 제거할 때도 구멍으로 기구를 넣어 떼어내는가.


에너지 디바이스는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쓰이는 수술 장비다. 봉합을 제외하고 지혈과 절개가 가능하다. 에너지 디바이스 제품 중 하나인 썬더비트는 끝이 날카로워 장기에 붙어 있는 암 전이 부위를 박리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특히 속도나 절개에서 유용하다. 수술 시 초음파 에너지로 조직을 빠르게 절단함과 동시에 바이폴라 고주파 에너지로 즉각적인 응고와 혈관 봉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수술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 밖에도 썬더비트는 두께 7㎜ 혈관까지 빠르게 지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복강경 기구로 암세포를 제거한 후에는 어떻게 마무리하는가.

수술 부위를 봉합한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측에 위치한 장 부위인 경우 신체 외부에서 봉합하고 좌측은 대부분 항문을 통해 기구를 삽입해 봉합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의 정확도나 성공률은 높은 편인가.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방사선과 항암치료 후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과 개복 수술을 비교했다. 복강경 수술 환자는 통증이 적고 장운동이 빨리 재개돼 식사를 비교적 빠르게 시작할 수 있었다. 장기적인 생존율 차이는 지금까지의 예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즉 회복 속도 등 단기 성적은 좋으며 암의 치료 수준에서도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복강경 수술 후 주의사항이 따로 있나.

다른 수술 후 주의사항과 비슷하다. 다만 회복 과정에는 심호흡과 가래를 뱉으며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데 복강경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 통증이 덜해 회복을 위한 심호흡 등의 과정이 빠르다. 수술 직후 통증은 비슷하나 하루 이틀 지난 후엔 더 나은 회복 과정을 보여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복강경#대장암#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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