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목통증이나 팔 저림, 디스크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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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신경은 뇌에서 출발하여 중앙의 척추관을 지나고 척추 밖으로 나와 팔과 다리, 몸통으로 이어진다. 신경이 척추 바깥으로 나오는 출구를 ‘추간공’이라고 한다. 목뼈에서는 특히 추간공이 중요하다. 추간공은 목뼈의 몸통과 관절 사이에 자리하는데 신경이 이 구멍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손상이 자주 발생한다. 사실상 목뼈에서는 디스크 탈출보다 이 문제가 더 흔하고 심각하다.

추간공을 지나는 신경이 긴장돼 있으면 구멍을 지날 때 손상되기 쉽고 추간공이 좁아지면(추간공협착증) 신경이 연결된 팔이나 다리, 몸통에 저림 증상 등 통증이 온다. 신경의 기능이 떨어지면 적절한 반사가 이뤄지지 않아 근육이 위축되거나 마비가 올 수 있으며 처음에는 해당 신경 가닥이 지배하는 부위만 아프다가 차츰 아픈 부위가 넓어진다.

이처럼 신경의 기능이 저하돼 반사작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흔히 ‘통신 장애’라고 표현한다. 사람 몸에서 생기는 통신 장애는 크게 세 경우로 나뉜다. 첫 번째는 신경이 척추에서 빠져나오는 곳이 손상되는 경우로 뇌와 말단 부위를 연결시키는 전기선 중간에 마찰되는 곳에서 문제가 생겨 통신이 두절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손이나 팔목 같은 말단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로 불필요한 정보가 과도하게 많이 전달되면서 신경에 혼선이 생기는 것이다. 세 번째는 뇌가 노쇠하거나 중풍 같은 병으로 통신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다. 정보를 보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령부가 손상된 것이다.

추간공협착증은 이 중 첫 번째 경우에 해당된다. 전선이 문틈에 끼인 것처럼 신경이 빠져나오는 추간공의 문제 때문에 목이나 팔이 저리게 된다. 추간공의 문제는 주로 나쁜 자세나 노화 때문에 경추(목뼈)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간공 앞뒤의 관절이 자라나서 신경이 지나는 구멍이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구멍이 좁아진 것만으로 통증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좁아진 구멍을 지나는 신경에 마찰이 생기면서 뒤나 옆으로 목을 젖힐 때 팔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는 신경 껍데기가 자극을 받아 오는 통증으로 시간이 지나면 감각이 둔해지면서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마찰이 신경 껍데기를 건드리는 수준을 넘어 좀 더 깊이 진행되면 저리듯 묵직한 통증이 기분 나쁘게 계속되며 특히 장시간 일한 뒤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목에 추간공협착증이나 디스크탈출증이 있을 때는 목 주위의 근육과 힘줄, 신경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 특히 신경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소통 능력이 떨어진 신경이나 말단 조직은 더 긴장해서 마찰이나 손상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행히 목의 추간공협착증이나 디스크탈출증은 비수술적 요법에 잘 반응하므로 수술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단 심각한 마비가 발생하면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목의 디스크탈출증이나 추간공협착증은 모두 자세와 관계가 깊다. 척추는 목, 등, 허리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골반이나 허리의 자세가 나쁘면 목 역시 자세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목부터 골반까지는 하나로 연결된 골격이므로 앉거나 걷거나 움직이는 모든 동작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강 안강병원장
#추간공협착증#추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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