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궁금해요]잇몸병 그대로 방치하면 치매 걸릴 확률 높아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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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대한치과의사협회 치무이사
이성근 대한치과의사협회 치무이사
Q. 치아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치매까지 걸린다는데 사실인가요?

A. 네. 맞습니다. 잇몸병은 우리 몸 곳곳을 공격하는 씨앗입니다. 임신 중 잇몸병은 조산을 유발하죠. 또 잇몸병을 당뇨병의 6번째 합병증이라고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과 이들 세균에 의해 생성된 염증 매개 산물이 잇몸 주변 미세혈관을 타고 들어가 임신 여성의 자궁과 췌장에 영향을 줄 만큼 잇몸병과 각종 전신질환은 쌍방향으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조산과 당뇨병보다 관련성은 낮지만, 최근 고령자 중에서 잇몸병을 방치할 때 치매에 잘 걸릴 수도 있고, 또 진행성 치매인 경우엔 잇몸병이 치매를 더 악화시킨다는 내용이 학회에 발표되고 있습니다. 치매 병력이 있다가 사망한 사람(10명)의 뇌에서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치매는 잇몸병으로 치아를 상실하고 난 뒤 입안에 남아 있는 치아 개수와 높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입안에 20개 이하의 치아를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치아를 가진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 정도 높다고 했습니다. 70세 이상의 노인들은 평균 11개 정도(정상인 28개) 치아를 입안에 가지고 있어서 음식을 씹거나 섭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씹는 운동이 뇌의 혈액순환은 물론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를 자극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치아가 부족하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거나 목으로 넘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급속한 고령화로 우리나라 노인 5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릴 것으로 예측됩니다. 치매 없는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젊은 시절부터 올바른 칫솔질 습관과 함께 철저한 치아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치매의 초입인 인지장애 환자, 치매 초기 환자라도 국가에서 지원하는 연 1회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함께 잇몸 치료와 보철 및 틀니 제작 등을 통해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치매 예방과 관리에 있어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고려해 볼 때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하는 현 시점부터 치과의사의 참여도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근 대한치과의사협회 치무이사(대한노년치의학회 차기 회장)
#치매#잇몸병#구강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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