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0만 꽃송이가 장관을 이룬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에 올해 관광객 50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 됐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울산시 서울본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김기현 울산시장(59)은 태화강 자랑으로 말문을 열었다. 울산시가지를 서에서 동으로 47.54km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2000년대 초까지 생활오수와 공장폐수로 가득한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하지만 2004년부터 추진한 대대적인 수질 개선 사업의 결과 ‘생명의 강’으로 변신했다. 울산시는 태화강을 ‘국가정원’ 2호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국가정원 1호는 전남 순천만이다. 김 시장은 “십리대숲과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는 둔치, 연어가 회귀하는 맑은 물, 철새가 몰려드는 환경 등 태화강은 당장 국가정원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여의도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어졌다. 김 시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여의도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이기도 하다. 》
―새 정부, 새 대통령에게 울산시장으로서 바라는 점은….
“문 대통령께서 울산을 ‘미래 글로벌 산업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울산 외곽순환도로 건설과 한국 조선해양미래산업연구원 설립, 울산 공공병원 건립, 국립 3D프린팅 연구원 설립도 공약했다. 꼭 지켜질 것으로 믿는다. 규모가 큰 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 조사 제도는 비(非)수도권, 특히 다른 광역시에 비해 인구가 적은 울산에는 불리한 구조다. 대통령 공약이나 지역 현안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또는 완화해주는 방향으로 개선해주면 좋겠다.”
―최근 울산시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미국과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성과는 있었나.
“독일 및 프랑스 회사와 울산에 1억4600만 달러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최대 3D프린팅 상용화 연구기관인 에디슨접합연구소(EWI)와 EWI 한국 분원을 울산에 설립해 공동 연구개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다음 세대가 더 안정적으로 사는 밑거름이 된다는 사명감으로 외자 유치를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울산의 주력산업인 제조업 전망이 어둡다.
“지난 반세기 울산의 제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이었다.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기술 기반의 신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울산도 이에 맞춰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제조업 기반을 튼튼하게 하고’(스마트 & 그린 프로젝트), ‘경쟁력 있는 신산업이 주력산업의 모멘텀(성장동력)을 빨리 이어받을 수 있도록 육성하는’(뉴 프런티어 프로젝트) 데 주력하고 있다. 단일 플랜트로는 세계 최대인 자동차 생산 공장과 500개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 업체가 밀집한 자동차도시답게 지능형 미래자동차 연구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바이오기업 4개사와 함께 게놈 프로젝트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 관광 분야에서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산업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석유화학단지는 노후화되고 인근에는 원전이 11기나 있다. 안전 대책은 있나.
“석유화학공단은 체계적인 안전 관리를 위해 국가산업단지 안전 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지하에 매설된 배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한다. 원자력시설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될 때를 대비해 설정하는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을 원전 반경 8∼10km에서 2015년에 30km로 확대했다. 또 비상계획구역 안에 주민을 위한 방호 약품과 장구를 100% 확보해 놓았다. 방사선 비상진료기관을 확충하고 방사능 방재현장지휘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올해는 ‘울산 방문의 해’다. 관광 활성화 대책은 무엇인가.
“광역시 승격 20주년인 올해 관광도시 울산을 새롭게 알려나가고 있다. 올 한 해 관광객 4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했는데 지난달까지 약 352만 명을 유치했다. 앞으로 관광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핵심 사업인 신불산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는 내년 초 착공이 목표다. 환경 훼손을 우려해 일부 환경단체는 반대한다. 그러나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큰 틀에서 환경보전 방법을 민간과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 ―중앙정치를 하다 자치단체장이 된 지 3년이 지났다.
“취임할 때 ‘길 위의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미래 울산의 초석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2040년 울산의 그랜드 비전으로 설정한 ‘글로벌 창조융합도시 울산’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정 역량을 결집할 것이다. 무엇보다 나눔과 섬김의 자세로 시민 참여를 높이고 정책 개발과 집행 과정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소속당인 자유한국당의 쇄신 방안은 무엇인가.
“대선 패배는 큰 시련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인적 청산’ ‘계파 해소’처럼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개혁보다는 당의 운영 방향과 정책 수립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건전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 보수를 지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반영하는 데 온힘을 다해야 한다.”
※ 김기현 울산시장 인터뷰는 14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서도 방송됩니다. 다음은 윤장현 광주시장입니다.
:: 김기현 울산시장 ::
울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가족이 부산으로 이사 가 부산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시험(제25회)에 합격하고 육군 법무관을 거쳐 1989년 3월 대구지법 판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1993년 8월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를 끝으로 변호사 개업을 했다. 2004년 17대 총선 울산 남을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지냈다. 한나라당 대변인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2014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역대 최고인 65.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국회의원 시절 출퇴근하면서 일거리가 담긴 보따리를 들고 다닌다고 해서 ‘보따리장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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