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시급 7530원]한국 최저임금 수준 비교해보니
한국 기본급-고정수당만 넣어 산출… 佛-英 등은 상여금-숙식비도 포함
업종이나 연령별 차등 적용하기도
노동계는 한국의 최저임금이 주요 선진국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하루빨리 시간당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의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 중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총소득(GNI)과 비교하거나 절대액수로도 중간 이상 수준을 차지하고 있었다.
최저임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가운데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독일(1만4800원)이다. 독일은 유로존 재정위기 등을 겪으면서 취업을 해도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2015년 최저임금제를 도입했다. 프랑스(1만1746원)와 아일랜드(1만1132원), 영국(9904원) 등 유럽 주요국은 1만 원 안팎이다.
한국은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6470원)이 15위로 중위권이다. 액수로 보면 독일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이는 최저임금 산출 방법이 이들과 달라서 비롯된 것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다. 유럽 국가들은 상여금, 숙식비, 휴가비, 각종 수당까지 포함해 최저임금을 산출한다. 반면 한국은 기본급, 고정수당만 포함할 뿐 상여금, 비고정 수당은 제외한다. 상여금 및 수당까지 포함하면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이라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의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 지표’(2016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8위다. 한국의 GNI 대비 최저임금을 100으로 잡았을 때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더 높은 나라는 독일, 프랑스, 뉴질랜드, 터키, 영국, 아일랜드, 호주 등 7개국이다. 일본(89.6)과 미국(69.3)보다도 한국이 높다. 최저임금이 당장 1만 원이 되면 독일(140.2)을 제치고 OECD 1위가 된다.
특히 선진국들은 업종별,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어 모든 업종에 일괄 적용하는 한국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철강업, 기계제조업, 소매업 등 업종별로 최저임금이 다르고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다. 프랑스는 연령별로 다른 최저임금을 지급한다. 캐나다도 13개 주정부가 각각 최저임금을 발표하며 연령별, 업종별로 액수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숙식비까지 받으면 내국인보다 월급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최저임금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산입범위(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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