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고속도로 공공사업 전환… 통행료 1500원 낮춘다

민자사업 반려, 道公 시행사로 결정… 공사기간 1년6개월 단축 전망
통행료 9250원→ 7710원 낮아질듯

정부가 민자 사업으로 추진되던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한국도로공사 사업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통행료가 1500원 정도 낮아지고 공사 기간은 1년 6개월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세종고속도로의 민자 사업제안을 반려하고 도로공사를 사업 시행자로 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도로는 경기 구리시와 세종시 등을 잇는 131.6km 노선이다. 완공되면 경부고속도로의 통행량을 13%가량 분담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당초 이 도로의 안성―세종 구간(59.5km)을 GS건설 등 민간 사업자의 제안을 받아 추진했다. 정부가 공사비의 10%만 재정으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민간 자금으로 건설한 뒤 30년간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었다. 나머지 구리―안성(72.1km) 구간 역시 도로공사가 건설한 후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노선의 건설과 운영을 모두 도로공사가 책임지게 됐다. 총 사업비 7조5000억 원 중 5조6000억 원은 도로공사가, 1조9000억 원은 정부가 부담한다.

공사 기간은 민자 사업으로 추진할 때보다 1년 6개월 정도 단축돼 2024년 6월까지 전 노선이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사업자를 확정하고 요금 등을 협상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요금은 전 구간 기준 7710원으로 민자 운영 때(9250원)보다 1540원 낮아진다. 연평균 592억 원, 30년간 1조7760원의 통행료가 줄어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고속도로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도로공사가 시행하는 사업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주관 사업의 경우 지금까지는 정부가 사업비의 40%를 재정으로 보태 왔지만 앞으로는 사업성에 따라 10∼40%로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정부 재정이 어려워지며 민자 방식을 처음 도입했지만 지금은 과도한 통행료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민자로 추진 중인) 다른 도로들도 도공 시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