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자질 논란을 빚고 있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류 처장은 질의 시작 직전 전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식약처의 ‘살충제 계란’ 부실 대응을 질책한 것을 두고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충실하지 못한 답변에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정치적 논란이 되는 것을 우려한 듯 이에 대해 함구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미 식약처장에 대한 질책은 할 만큼 했고,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류 처장은 국회에서 또 한 번의 말실수로 화근을 키웠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국무총리에게 ‘짜증냈다’는 표현을 쓰고, 일반 국민보다 모르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류 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류 처장이 “식약처 직원들이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 조직을 개선시키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지난번 답변에서도 ‘직원이 보고를 해서 그랬다’고 하더니 본인 잘못을 직원에게 돌리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안 된다”며 “자진 사퇴하라”고 또 한 번 압박했다.
여당도 식약처에서 성인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하루에 126개까지 먹어도 무해하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류 처장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계란을 몇 개까지 먹어도 안전하다는 발표를 꼭 했어야 했느냐”며 “정부의 그런 발표가 국민들을 안심시키지는 못 한다”고 지적했다.
야3당 지도부도 류 처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리가 책임총리답게 류 처장을 ‘해임건의안 1호’로 제안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류 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지역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며 “대통령 측근을 챙기느라 국민 생명을 팽개칠 순 없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류 처장이 ‘식약처 오락가락은 언론이 만든 말’이라고 하고, 자신을 엄하게 질책한 이 총리에 대해선 ‘짜증을 냈다’고 했다”며 “능력이 안 되는 게 검증된 만큼 빨리 사퇴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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