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박근혜 정부 인사 난맥의 상징인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데칼코마니’라는 비판과 함께 야당의 거센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살충제 계란 파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미숙하게 대처해 야당은 물론 여당과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도 질타를 받았다. 급기야 청와대까지 류 처장에게 철저한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고’로 여겨진다.
류 처장은 지난 17일 이낙연 총리가 “잘 모르면 브리핑도 하지 말라”고 공개 질타한 것을 두고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총리가 짜증을 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이 “짜증이 아닌 질책 아니냐”고 따지자 “같은 부분이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의 거취 관련 질문에는 피식피식 웃다가 “지금 웃음이 나오느냐. 가소로운 질문이라고 생각하나”라는 핀잔을 들었다.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에는 “언론이 만들어낸 말”이라며 언론 탓을 했다.
류 처장의 고위공직자 답지 못한 태도는 다음날도 이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한 류 처장은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우리 직원들이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엔 직원 탓을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이런 류 처장에 대해 “해양수산 연구원 출신으로 ‘모래 속의 진주’라며 해수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가 온갖 구설수와 웃지 못 할 해프닝만 만들어냈던 윤진숙 장관과 다를 바 없다”며 “둘 다 모래 속의 모래”라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윤 처장 경질을 촉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윤 처장을 당장 인사조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류 처장에 대해 “초기 업무파악이 부족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염려를 키운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좀 더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 처장은 부산 지역 약사 출신으로 18대 대선부터 문 대통령 측근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에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특보단장을 맡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