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적폐청산 대신 ‘오래된 숙제’로 표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적폐청산은 공격적 느낌 들어서…”
공직자의 ‘설명의 의무’ 강조하며 식약처장 겨냥 “이건 짜증 아닌 질책”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키워드인 ‘적폐청산’ 대신 ‘오래된 숙제’라는 용어를 꺼내 들었다.

이 총리는 24일 총리공관에서 차관급 인사 16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적폐청산’ 그러면 좀 공격적인 느낌도 들고 사람에 따라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는데, 그래서 제가 ‘오래된 숙제’라는 표현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맡은 기관마다 오래된 숙제들이 있는데, 재임 중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철없는 사람이겠지만 도전은 해야 한다”면서 한 말이다. 듣기에 따라선 적폐청산 드라이브로 부작용을 야기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개혁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김영삼 정부 이후 처음으로 차관급 인사에서 임명장을 줬는데, 책임총리 구현을 위한 조치였다는 게 총리실 안팎의 해석이다.

이 총리는 야당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거듭 질책했다. 그는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보다 설명의 의무를 적절히 못 했다는 것이 더 많은 질책을 받고 있다”며 “이것은 짜증이 아니라 질책”이라고 말했다. 류 처장이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이 총리는 “공직자는 4대 의무(국방 근로 교육 납세) 외에 5대 의무인 ‘설명의 의무’가 있다”며 “설명의 의무를 다하려면 사회적 감수성, 정성과 정량,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여기 안 오신 어떤 분(식약처장)한테 미안한데, 식약처장이 ‘계란 먹어도 괜찮다’, 심지어 ‘하루에 2.6개씩 죽을 때까지 먹어도 괜찮다’고 말했다가 추가 질문에서 막혔다”고 지적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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