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과로 순직한 여성사무관에 가슴 아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6일 03시 00분


문재인 대통령, 복지부 찾아 동료들 위로… “육아휴직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기재부-공정위-금융위 업무보고때 “김동연 부총리 지휘로 경제팀 너무 잘해… 희망의 드림팀 기대” 힘 실어줘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깜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하며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앞으로 휴일 근무 없다고 약속하시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세종=청와대사진기자단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깜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하며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앞으로 휴일 근무 없다고 약속하시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세종=청와대사진기자단
“세종시에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자리를 둘러보고 싶어서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올 1월 과로로 순직한 고 김선숙 보건복지부 사무관이 일하던 자리를 직접 찾았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기 전 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깜짝 방문한 것이다. 세 아이를 둔 ‘워킹맘’이었던 김 사무관은 1월 휴일 근무를 하다 청사에서 순직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과로로 숨진 여성 공무원의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무너진다”며 애도를 표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김 사무관의 자리를 보던 문 대통령은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하면서 토요일 일요일에도 근무하다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닌가”라며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의 동료들과 마주앉은 문 대통령은 “그나마 이른 시일 내 순직으로 인정돼 다행스러운데 같은 부서 분들 가슴이 아플 것 같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무원들과 육아 휴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 휴직을 하게끔, 그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경제 부처가 오랫동안 다닌 익숙한 길을 버리고 한 번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는데도 김동연 경제부총리 지휘 아래 너무 잘해 주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증세 과정에서 기재부가 당청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이른바 ‘김동연 패싱’ 논란을 잠재우고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직접 거명하며 “기재부, 공정위, 금융위가 국민 경제와 민생 살리는 희망의 드림팀이 돼 주실 것을 국민들과 함께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기재부는 새로운 기술서비스에 대해 당분간은 전혀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일단 산업의 파이를 키워 활성화시키는 ‘규제 샌드박스(Sandbox)’를 도입하겠다고 보고했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 금융권에서 연대보증을 폐지해 연간 2만4000명을 보증의 덫에서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순직#복지부#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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