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유전자를 정밀 분석해 질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환자마다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하는 정밀의료가 가능해지면서 개인 맞춤형 의학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가 있습니다.
NGS는 주로 암유전자 분석과 그에 따른 처방 선택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암이라는 게 원래는 정상이던 유전자에 후천적으로 변이(DNA 서열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가 생겨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암조직의 DNA 분석은 해당 암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의 브로카(BRCA) 유전자 검사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BRCA 유전자의 변이 유무가 여성이 평생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확률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NGS 검사를 통해 유전자 변이에 따른 표적 검사로 이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모든 환자들에게 같은 약을 처방했던 과거와 달리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기술혁신에 부응해 2017년 3월 국가보험이 적용된 병원에서의 NGS 유전자 분석시대를 열었습니다. 환자부담금이 기존의 50% 수준인 저렴한 비용으로 140개의 유전자를 분석을 할 수 있어 NGS 검사에 대한 일반 환자의 접근성이 좋아졌습니다.
2017년 8월 현재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과 같은 대학병원은 물론이고 진단검사 전문기관과 의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해 보험 적용이 가능한 최종 검사 기관으로 선정된 22개의 병원에서 NGS 장비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 NGS 시장의 선두주자는 ‘써모피셔 사이언티픽’과 ‘일루미나’인데요. 이 두 기업은 의료기기로 등록된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구 시장에서는 대량의 샘플을 분석하여 데이터를 구축하는 일루미나의 대용량 분석 장비가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 시장은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의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 ‘Ion S5 시스템’이 우세합니다. 검사 기관에서는 소규모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신속 정확하게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므로 적은 양의 샘플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소형 장비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정밀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의 정밀의료는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한국인의 암 발생률 및 사망률을 기반으로 실제 암 환자들의 유전체 정보 분석 및 데이터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임상시험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 역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 정밀의료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된 처방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암치료제 적용 확대 등을 추진하는 제도가 보완돼야 합니다. 물론 더 많은 유전정보 기반의 처방이 가능한 최신 암치료제의 개발과 승인이 절실합니다. 최신 표적치료제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보다 저렴하게 사용될 수 있어야 비로소 NGS 유전자 검사의 가치가 발휘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