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 하면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주위에서 많이 경험하는 질환이다. 원형탈모는 인구의 2.1%가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할 수 있는 정도의 비교적 흔한 질환이며, 특히 요즘처럼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사회에서는 빈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원형탈모는 머리에 생기는 동전 크기만 한 탈모를 생각하지만, 원형탈모의 종류는 다양하다. 원형탈모는 동전 크기의 탈모가 여기저기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원형탈모(alopecia areata), 머리의 50% 이상이 탈모가 진행되는 전격성 원형탈모(extensive alopecia), 머리카락 전체가 소실되는 전두탈모(alopecia totalis), 머리뿐만 아니라 몸의 모든 체모까지 빠지는 전신탈모(alopecia universalis)를 통칭해 부르는 말이다.
보통 한 개의 원형탈모를 가진 경우가 80%로 가장 많으나, 머리 전체적으로 침범해 머리카락의 50% 이상이 소실되는 전격성 원형탈모(15∼20%)나 머리카락, 체모까지 모두 소실되는 전두탈모 및 전신탈모(5%) 양상으로 변하기도 한다. 보통의 경우 일반 원형탈모는 50% 이상이 1년 내에 자연치유가 되지만 일부에서는 진행이 계속돼 심해지거나 회복과 재발을 반복하게 된다. 예후는 다양하지만 보통 1년 이상이고, 자연치유가 되지 않거나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는 예후가 나쁠 수 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원형탈모가 처음 발생했을 때의 연령이나 침범 범위에 따라 약간 다르다. 나이가 어린 경우(10세 미만) 면역요법 같은 자극적인 요법보다는 혈관 확장제인 미녹시딜 용액이나 국소 스테로이드 혹은 건선 등에 이용되는 ‘안트랄린(anthralin)’을 단기간 사용하기도 한다. 단, 효과는 제한적이다.
10세 이상의 경우 머리의 탈모가 50% 이하면 소아와 비슷한 치료를 하거나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기도 하지만 효과는 약 반수에서 기대할 수 있다. 머리의 탈모가 50% 이상 침범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면역요법을 고려하며, 인위적으로 두피의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시키는 ‘DPCP’나 ‘SADBE’, ‘DNCB’란 약제를 발라 준다. 그래도 효과가 없을 시에는 소아에서 쓰는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지만, 치료 효과는 20% 이하다. 이 외에도 항암제나 면역억제제인 ‘MTX’나 ‘사이클로 포린’이란 약제를 쓰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원형탈모의 원인을 자기면역이라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두피의 혈류량을 조절하는 ‘CGRP’란 펩타이드가 원형탈모 환자에게 절반 정도로 감소된 것을 발견하고, 이를 국소 주사해 치료한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사례처럼 두피의 혈류량 감소로 인한 모공 축소도 원형탈모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탈모 치료 주사인 hCELL 주사는 치료의 원리 중 혈관 생성의 원리를 이용해 최근 원형탈모 치료에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다. 특히,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원형탈모인 전격성 원형탈모 이상(탈모가 50% 이상 침범)의 탈모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이 치료법은 미국에서 전격성 탈모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ODD)에 신청돼 있기도 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