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연수하던 대구 수성구의회 여성 의원이 성추행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직무 향상과 의원 화합을 위한다며 마련한 연수였다.
26일 수성구와 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수성구의회는 18∼20일 제주에서 하반기 연수를 했다. 전체 의원 20명 중 17명과 사무국 직원 8명이 참석했다. 특강 2회와 상추자도 답사 등에 예산 2114만 원이 들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8시 50분경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술 취한 남성 A 의원이 여성 B 의원 옆자리에 앉았다. 원래 앉았던 다른 의원을 밀어냈다고 한다. A 의원은 B 의원을 창문 쪽으로 밀어붙인 뒤 신체 일부를 거칠게 만졌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B 의원은 경황이 없어 제대로 대응도 못했다.
A 의원은 호텔로 돌아와서도 오후 9시 50분경 B 의원의 방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샤워하던 B 의원 대신 방을 같이 쓰던 사람이 문을 열자 다짜고짜 방문을 밀고 들어와 “몸 한 번 보자”는 등 소리를 질렀다는 것. 몰려든 다른 의원들이 A 의원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B 의원은 중앙당에 보고한 경위서에서 “수성구의회 의장이 20일 오후 9시 반경 집으로 찾아와 A 의원의 행동을 설명하며 참으라고 종용했다”고 밝혔다. 의장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얘기다. B 의원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며칠 동안 우울증이 생길 만큼 괴로웠다. A 의원에게 전체 의원 앞에서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수성구의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사무국 관계자는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일부 의원이 모인 자리로 알고 있다”며 “A 의원이 B 의원에게 사과한 뒤 마무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성구 의회 의장은 “성인들이 술을 먹고 장난친 정도로 알고 있다”며 “B 의원 집을 찾아간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해명을 듣기 위해 이날 밤까지 A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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