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심장이 두근두근, 심장이 쿵, 혹시 나도 부정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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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질환
긴장 했을때와 증상 비슷해 병원서 정확한 진단 받아야

김동혁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
김동혁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
최근 심장질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금까지 생소했던 부정맥 질환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가 인터넷에 실리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응급조치다. 부정맥으로 쓰러진 환자에게 청심환을 먹이거나 억지로 기침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 중 청심환이 입에 잔뜩 들어있는 환자를 보기도 한다. 이 경우 오히려 흡인성 폐렴이나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 무언가를 해야겠다 싶어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119에 신고하는 것이다. 이후 환자 의식 여부와 맥박이 잡히는지를 확인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 열풍이 뜨겁다. 추세가 이렇다 보니 마라톤 등 운동을 꾸준히 해서 심장이 아주 늦게 뛴다며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지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실제로 맥이 느리지만 건강하게 지내는 사람이 많다. 젊었을 때 심폐운동을 열심히 하면 심폐기능이 강화된다. 일반인들의 심장이 60∼70번 뛰어야 몸에 혈액 공급을 할 수 있는 반면 이런 사람들은 40∼50번만 뛰어도 몸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할 수 있다. 때문에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반드시 심장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심쿵’ 하는 증상 또는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벌렁벌렁한 증상에 부정맥인 것 같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이러한 사례들이 부정맥에 대한 증상일 수 있다. 하지만 긴장된 상황에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인 반응이고 부정맥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두근거리고 불안하고, 갑자기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공황장애 등 정신적, 심리적 질환도 있기 때문에 증상을 느꼈을 때 정확한 검사를 통해 구별해서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심장은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한다. 심장은 정상적으로 분당 60∼100번씩 규칙적으로 펌프질을 반복하기 때문에 심박동은 규칙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심박동이 불규칙하거나 너무 빨리 또는 느리게 뛰게 되는데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의 원인은 다양하다.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질환, 심근증, 심장판막질환, 여러 가지 약물들로 인한 심장 손상, 심장발작 합병증이나 후유증, 심장 수술 후유증 등이 있다. 또 전기 전달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의 변화로는 고도의 스트레스, 카페인, 술, 흡연, 불충분한 수면 등이 있다.

긴장하지 않았는데 심장이 쿵쾅대는 느낌이 드는 ‘가슴 두근거림’이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숨이 가쁘고,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식은땀이 나고,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느끼거나 별 활동을 하지 않아도 피로, 무력감이 느껴지는 것 또한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외에도 흉부 불편감 또는 통증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실신을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증상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부정맥의 치료로는 항부정맥 약제를 쓰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적 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는 반응도가 높지 않으며 근본적 치료보다는 증상 억제로 사용한다. 반면에 비약물적 치료는 다양하다. 열로 심장 조직을 파괴해 이상 박동을 차단하는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 서맥성 부정맥을 치료하며 전기적 자극으로 심장이 적절하게 박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공심장박동기 삽입술, 심실 빈맥 환자에게 시행하는 치료법으로 심실의 각 부분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를 전기 충격을 통해 제거하는 제세동기 삽입술, 심부전 환자에서 보조 요법으로 쓰는 심장재동기화치료기 삽입술이 있다.

모든 질병과 마찬가지로 부정맥 또한 금연, 규칙적 운동, 절주, 적정 체중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칭이나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면 심장과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춰줄 수 있다. 부정맥은 다른 기저질환과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가지고 있는 심장, 폐, 수면 무호흡, 신장, 비만 등의 질환에 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김동혁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
#부정맥#항부정맥#심질환#심근증#심장판막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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