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남성기능의 적, 스트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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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남성호르몬 감소시켜 취미나 뛰는 운동으로 극복해야

회사에 근무하는 이모 씨(36)가 부인과 함께 진료실을 찾아왔다.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결혼 3년째인데 아직 아기가 없어서요….”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이 씨는 회사에서 거의 매일 밤 11시가 넘어 귀가했다. 그러니 관계를 가질 시간도 없고 낮의 직장 스트레스로 피곤하니 즐겁지도 않다. 우물쭈물 수년간 이렇게 지내다보니 이젠 정말 부부 관계도 힘들고 부인의 불평은 점점 늘어간다.

우선 기본적인 혈액검사를 해보았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프로락틴 호르몬이 정상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수면 중 남성기능검사는 정상범위를 나타냈다. 스트레스가 계속 억눌려 있는 스트레스성 장애인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프로락틴이란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이것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떨어뜨린다. 그래서 성욕이 떨어진다. 또 우리 몸 여러 가지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교감신경계에서 에피네프린, 노에피네프린 등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을 방출시켜 몸을 긴장하게 하고 말초혈관과 근육들이 수축해서 온몸이 뻣뻣해지고, 오그라들게 한다. 이와 똑같이 남성의 음경 평활근도 수축돼서 오그라들어 발기부전이 나타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관 및 근육이 탄력성을 잃어 회복 불능의 기질적 발기부전으로 가게 된다.

“아무리 회사일이 중요하지만 가정도 중요하니 생활방법을 좀 바꿔 보세요. 부부가 함께 하는 운동이나 같이 조깅을 하고 서로 대화도 자주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렇게 처방은 했으나 경쟁이 심한 현대 사회에서 먹고 살아가야 하니, 어렵게 구한 직장을 바꾼다거나 직장생활 패턴을 변화시킨다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스트레스와 관련해서 신장을 이식하기 위해 떼어내는 수술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보게 된다. 성공적인 이식 수술의 첫 단계는 떼어내는 콩팥의 기능을 잘 보존해 주어야 한다. 아주 부드럽게 콩팥을 잘 떼어내면 건강한 콩팥은 소변을 잘 만들어내므로 단단한 모습이며 요관을 잘랐을 때 소변이 쭉쭉 잘 뻗어 나온다.

그러나 만약 떼어낼 때 조금 거칠게 다루면 콩팥이 화가 나서 금방 말랑말랑해지며 요관을 잘라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 수술을 중단하고 두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콩팥이 화가 풀려 소변이 나오기 시작한다. 우리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아주 잘 보여주는 실례이다.

우리 몸의 모든 장기는 이와 같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나이가 들면서 건망증이 잘 생기는 것도 스트레스로 일시적인 뇌혈류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남성’ 기능의 최대 적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는 각자의 기호에 따라 취미생활과 적극적으로 뛰는 운동인 조깅 등이 좋다. 술, 담배, 약물 등은 가급적 멀리 해야 한다. 오랜 생활습관이 굳어져서 이것이 10∼20년 지난 뒤 상태들을 비교해보면 천차만별이다. 어느 것이 좋은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켜 가는 것이다.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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