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中서 열린 국제 남성학 포럼 ‘생중계 현장수술’

교통사고 당한 28세 환자
요도 협착-페니스 해면체 굳어
보형물 삽입술 진행

2009년 10월 중국 계림에서 세계 남성의학 전문가 428명이 참가한 포럼이 열렸다. 중국의 자존심으로 북경 대학의 곽응록 교수가 주축이 돼 ‘만리장성 세계 남성학 포럼’을 만든 것이다.

이 포럼 마지막 날 필자는 ‘생중계 현장수술’(live surgery)을 맡았다. 국제학회에서 ‘live surgery’의 주 수술자로 선정된 것은 큰 영광이었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 앞에서 실시간으로 수술 실력을 보여 주는 것이어서 조그만 실수는 바로 ‘국제적인 망신’이다. 이 때문에 긴장 등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좋은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고 ‘live surgery’에 임했다.

첫 번째 케이스는 53세의 당뇨병성 발기부전 환자였다. 오랜 당뇨병으로 페니스의 크기가 줄어 보형물 삽입이 쉽지 않는 환자였다. 이 경우 보형물은 일체형인 ‘굴곡형 보형물’과 세 조각으로 나뉜 ‘팽창형’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환자는 비용이 저렴한 굴곡형 보형물을 원했지만 무리하게 삽입하면 위험하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작은 사이즈인 팽창형을 선택해 무사히 수술을 끝냈다. 굴곡형을 고집해 시술을 해 줬다면 결국 환자는 그곳이 파열돼 재수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경험에 의한 순간의 선택이 한사람의 일생을 좌우한 것이었다.

두 번째 환자는 28세의 젊은 남성 환자였는데 5년 전 교통사고로 골반뼈가 으스러지고 요도파열, 방광파열로 인한 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요도 협착과 페니스의 해면체가 딱딱하게 굳은 상황이어서 수술이 쉽지 않는 상황. 대개 이러한 젊은 남성에게서 가장 두려운 것은 거세 공포증이다. 결혼생활과 임신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평생을 좌우할 운명의 시간에 처음 보는 한국의사에게 몸을 맡기려니 심한 불안증을 보였다. 손을 꼭 잡고 안심하라고 기도해준 뒤 수술에 들어갔다.

많은 사례를 접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당황하지 않고 조심스레 굳어진 부위를 가르며 해면체 부위를 파고 들어갔다. 어렵게 공간을 확보하면서 해면체를 확장시켰다. 해면체 확장이 제대로 됐는지가 수술 성공의 핵심이다. 해면체 위쪽과 아래쪽 확보된 공간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시간은 총 1시간 정도 걸렸다. “휴, 성공이다!” 강당에서 비디오를 지켜보던 각국 의사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처럼 젊은 사람이 낙상이나 교통사고로 척추 손상에 의한 발기부전이 생겼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보형물 삽입술이다.

이 남성은 수술 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 소식도 없으니 희소식이다. 아마 지금쯤 이 부부는 아들딸 낳고 잘 지낼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의 신혼가정을 구해준 한국 의사를 기억하려나….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흐뭇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 환자가 행복해야 의사도 행복해진다.

최형기 성공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