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판 된 가상화폐 거래소 대거 퇴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3시 00분


정부 “고객보호장치 없는 곳 정리”… 규제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 폭락
美는 11일부터 先物거래 시작

정부가 국내 중소형 가상화폐 거래소를 무더기로 정리하고 가상화폐 투자 금액과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고강도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일반 직장인뿐 아니라 가정주부와 청소년까지 용돈을 쏟아부으며 가상화폐 투기에 빠지자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0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1∼6월) 가상화폐 거래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유사수신행위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거나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준수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할 수 없다. 법무부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이 참여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도 이르면 이번 주 회의를 열고 강도 높은 규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거래소는 대거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규제 검토에 착수하자 지난 주말 가상화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8일 새벽 사상 최고가인 2496만7000원을 찍었다가 8시간 만에 1652만1000원으로 34% 급락했다. 10일 한때 1374만4000원(최고가 대비 45% 하락)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선 11일 오전(한국 시간)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다. 가상화폐의 미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이 시장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유현 yhkang@donga.com·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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