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피어 있는 연꽃이라 해서 부르는 설연(雪蓮), 그리고 나무 서리인 상고대는 겨울산행의 백미다. 새벽 일출도 일품이다. 황홀한 경관을 지닌 겨울 산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일조시간이 짧아 금방 어두워져 조난이 잦다. 눈에 미끄러져 실족이나 추락할 위험도 높다. ‘모든 것을 내어 주는 산’이 자칫 ‘모든 것을 가져가는’ 덫이 될 수 있다. 벌써 새해도 1월 하순이 됐지만 산의 겨울은 4월에야 비로소 끝난다. 겨울 산을 만만히 보면 안되는 이유다. 겨울 산, 우습게 보지 말라
산림청(청장 김재현)은 겨울산행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산을 찾는 인구가 늘면서 이제는 산을 찾는 계절이 따로 없다. 특히 겨울 산은 황홀한 경관을 즐기는 데 집중하다 보면 사고를 당하기 쉽다. 실족과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때문에 눈사태에 직면하기도 한다. 금방 어두워져 길을 잃는 경우도 많다. 각별한 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국내에서 연 1회 이상 등산하는 인구는 3200만 명에 달한다. 국민 대다수가 산을 찾는 셈이다. 가을에 산을 많이 찾지만 안전사고 비율은 겨울이 훨씬 높다. 겨울에 산을 찾는 사람은 사계절 중 16%이지만 안전사고 비율은 18%에 달한다.
겨울철 전체 사고 중 실족이나 추락 등이 절반에 가까운 45%를 차지한다. 조금만 주의하면 피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가면서 발생하는 저체온증이나 일몰 전 하산하지 못해 길을 잃는 사고도 조금만 신경 쓰면 방지할 수 있다. 겨울 산, 장비가 곧 생명이다
겨울 산행 전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보온용 모자, 장갑, 여벌의 옷, 등산 스틱, 아이젠 등 등산장비를 갖추는 건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산행 중 체력 안배에 신경 쓰고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일몰 전 여유를 두고 하산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산림청이나 등산 관련 기관 및 단체 등이 알려주는 관련 정보를 사전에 숙지하는 것도 꼭 필요한 준비다. 산림청은 산악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매뉴얼과 안전산행 길잡이 등 각종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관련 사이트 등을 방문해 미리 익혀둬야 한다. ▶표 참조
만약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에는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다. 119나 민간 구조대가 닿지 않는 험준한 장소의 경우 산림항공본부의 산악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산림청 산림항공구조대는 구조장비를 갖춘 헬기 31대와 산악구조대원 12개 대대 49명이 비상근무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국가 차원의 비상사태 등에 대비해 전국 17개 시도 (사)대한산악구조협회 소속의 민간 구조대원 700여 명과 상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산림항공구조대 전화번호(1688-3119)만큼은 휴대전화에 입력해두는 것이 겨울 산행의 꿀팁이다.
이용석 산림청 산림등산휴양과장은 “즐겁고 안전하게 겨울 산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결빙에 대비해 꼼꼼히 등산장비를 챙기고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등 사고예방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산림청이 제안하는 산행 수칙 10계명 [1] 산행 전 날씨를 비롯한 필수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라. [2] 계획에 알맞은 장비 의복 식량을준비하고 체온 유지에 최대한 신경 쓰라. [3] 노약자 여성 어린이는 ‘나 홀로 산행’을 자제하라. [4]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해 해 지기 1시간 전에 마치라. 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이후 산행이 불가피하면 숲길안내센터 경찰서에 사전 신고하라. [5]하루 산행은 8시간 이내로 하고 체력의 3할은 항상 비축하라. [6]짐은 적게 하고 손에 물건을 들지 말라. [7]지정된 숲길(등산로, 트레킹 길) 외에는 들어가지 말라. [8]산행할 때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먹으라. [9]지도 및 안내 리플릿을 휴대하고 수시로 위치를 확인하라. 조난되면 조난구조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119에 위치를 전송한 뒤 구조 요청하라. [10]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판단되면 빨리 돌아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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