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첫 국산 수술로봇 ‘레보아이’가 환자 부담 덜어주길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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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외부 조정석(왼쪽)과 레보아이 로봇팔.
외부 조정석(왼쪽)과 레보아이 로봇팔.

수술로봇 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인튜이티브사의 ‘다빈치’입니다. 2005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다빈치 로봇은 이후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현재 ‘단일공(구멍 한 개만 뚫어 여러 가지 시술이 가능)’ 다빈치SP까지 출시 예정으로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술로봇 분야에서 다빈치가 10년 넘게 독점을 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다양한 수술로봇이 올해부터 출시될 예정이어서 다빈치와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삼성전자, KAIST, 반도체 업체 미래컴퍼니가 함께 개발한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가 3월 중순경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순수 국내 의료기술로 만든 수술로봇이어서 관심이 높습니다.

수술로봇은 환자의 몸에 2∼4개의 구멍을 뚫어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몸속에 집어넣은 다음 외부 조종석에 앉은 의사가 3차원 영상과 제어기를 통해 원격으로 조작하는 장비입니다. 주로 전립샘, 갑상샘암 수술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레보아이의 성능은 다빈치를 이용한 수술 결과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09년 8월 출시된 ‘다빈치Si’급에 상응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입니다. 레보아이의 임상 연구를 담당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나군호 교수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회복 경과와 만족도, 유효성, 안전성 등에서 다빈치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산 로봇 레보아이로 모든 복부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한 의사·기자
이진한 의사·기자
레보아이에 대한 국내 병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빈치의 경우 로봇 수술비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빈치 가격은 대당 25억∼30억 원입니다. 여기에 인튜이티브사가 매년 청구하는 연간 유지보수 비용만 대당 2억3000만 원가량이 됩니다. 또 고가의 로봇 팔은 약 10회 사용 후 교체해야 합니다. 인튜이티브사가 정한 소모품의 사용 횟수대로 쓰려면 부품비가 많이 듭니다. 이에 수술로봇 시장에서는 “레보아이가 수술로봇 가격과 수술비를 낮춰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한편 케임브리지 메디컬 로보틱스, 아바테라 등 유럽의 신생 회사들과 존슨앤드존슨과 구글의 합작회사인 버브서지컬, 메드트로닉 등 미국의 거대 의료기기 회사들이 수술용 로봇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다빈치가 독점해온 수술로봇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수술로봇 건수는 지난해 기준 87만 7000여 건이며 수술로봇 시장은 지난 5년간 매년 12% 성장했습니다. 국내에선 같은 해 1만 7000여 건의 로봇 수술이 시행됐습니다. 시장도 매년 15% 이상 성장 중이어서 앞으로 로봇 수술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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