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건조한 날씨 탓에 작은 자극에도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한다. 겨울철에 악화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건선이 있다. 건선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은백색의 인설로 덮여 있는 홍반성 병변이 나타난다. 여름처럼 습한 때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가 동절기에 건조하면 피부 장벽의 방어기능이 약화돼 쉽게 손상되고 각질층의 수분 소실이 많아지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선 환자는 2010년 15만5000명에서 2016년 16만8000명으로 10%가량 늘었다. 이처럼 환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건선 증상을 건조성 피부염 정도로 생각해 진단이 늦어져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선은 면역 이상으로 인해 혈관이 과잉 생성되고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면서 피부에 홍반성 병변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에 작은 발진으로 시작하다가 진행되면 전신으로 넓게 퍼지며 인설이 형성되고 피부가 두꺼워지게 된다. 가려움증도 건선의 증상 중 하나다. 중증의 경우에는 피부가 갈라지면서 출혈과 함께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눈에 잘 띄는 무릎, 팔꿈치, 종아리, 손, 발뿐만 아니라 두피, 얼굴에도 잘 발생하므로 미관상 이유로 공공장소를 찾거나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세포 중 T세포의 활동 증가로 염증성 면역 물질이 피부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해 발생하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피부 세포는 28∼40일 정도의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데 건선 환자는 그 주기가 4∼5일 정도로 짧아 죽은 세포가 탈락하기도 전에 새 피부 세포가 과잉 생성돼 피부가 하얀 인설로 덮이게 되며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증상을 나타낸다. 증상이 피부로 나타나 피부병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건선은 전신성 면역질환이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건선 관절염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성인 대사증후군 등이 동반될 위험성이 커지므로 조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건선 치료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연고를 바르는 국소 치료, UVB 자외선 광선을 이용한 광선 치료, 경구약을 통한 전신 치료, 주사제인 생물학적 제제 치료 등이 있다. 이 중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특정 면역물질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렵거나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다만 치료제 값이 고가여서 사용에 제약이 있었는데 최근 중증 건선이 산정특례 적용을 받게 되면서 비용 부담이 10%로 줄어들었다.
건선은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염증을 줄여 병변이 퍼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유사한 증상이 있을 경우 단순한 피부병으로 생각하고 방치하지 말고 꼭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기를 권유한다. 또 평생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의 특성상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고 재발이 잦으므로 일시적으로 좋아진 듯 하더라도 주치의의 안내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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