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4월 말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최해군 군(19)은 잠시 고민하다 이렇게 답했다. 2016년 한국에 입국한 최 군의 어머니는 탈북자다. 최 군은 “어머니한테 탈북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학교에도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 많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북한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인 8일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60)가 여명학교 2학년 학생과 교사 등 40여 명을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이번 주 부임한 스미스 대사는 한국 사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다 함께’ 캠페인의 일환으로 탈북 청소년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점심식사에 앞서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3명의 학생은 탈북한 어머니 아래서 태어나 2, 3년 전 한국에 왔다. 비록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에서 보냈지만 어머니의 고향인 북한을 바라보는 마음은 복잡다단하다.
“북한은 김 씨 제국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강문강 군(19)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대화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을 털어놓았다. 강 군은 김정은이 대북특사단을 환대하는 사진을 본 뒤 “북한이 드디어 문을 열고 한국 사람을 맞이하는 걸 보니 김정은도 마음을 좀 바꾼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지은 양(18)도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작이 될 거 같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최 군은 “김정은이 이제 생각을 좀 바꿨으면 좋겠다. 머리를 통으로(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학생들의 소망은 하나였다.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나아가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왜 좋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 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어머니 친척분들이 아직 북한에 계세요. 어머니가 저보고 제 외삼촌이랑 많이 닮았다고 자주 말씀하시는데 전 외삼촌 얼굴을 몰라요. 통일이 돼 어머니와 함께 고향에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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