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 “길환영, 박근혜가 해임…언론탄압과 무슨 상관?” 실소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3월 9일 14시 59분


길환영 전 KBS 사장.
길환영 전 KBS 사장.
KBS 새노조는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길환영 전 KBS 사장에 대해 "향후 정치 활동,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의 해임 사유를 왜곡할 경우 모든 투쟁을 통해 천안갑 유권자들에게 진실을 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 새노조는 이날 "박근혜가 해임한 길환영이 언론탄압과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KBS 새노조는 "길 전 사장이 오늘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들리는 말로는 올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충남 천안갑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선다고 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 입당식에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이자 자기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검증된 분들'이라는 설명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압적 언론탄압과 언론장악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상징적 인물들이다'라고 입당배경을 밝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같은 자유한국당의 발표에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라며 "알다시피 길 전 사장은 2014년 6월 취임 이후 방송법을 어기고 부적절한 보도 개입을 일삼아 논란이 돼 3년 사장임기를 못 채우고 해임된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 KBS 간부의 부적절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유족들이 KBS에 항의 방문했을 때는 아예 유족들 만나기를 거부하면서 도피하기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KBS 새노조는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비난이 확산되자 길 전 사장은 뒤늦게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고 당시 보도국장에게 책임을 떠넘겨 사퇴를 강요하기도 했다"라고 했다.

이어 "당시 보도국장은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사건건 보도본부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은 사퇴해야한다', '길환영 사장이 평소에도 끊임없이 보도를 통제했다', '길환영 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희롱 사건을 톱뉴스로 다루지 말라고 지시한 것도 길 사장이다', '대통령 동정보도는 9시 뉴스 앞부분에 배치하라는 지시까지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들어도 어처구니없다. 엄연한 방송법 제4조제2항을 위반했다"라며 "당시 기자협회와 언론노조 KBS본부는 당연히 제작거부와 파업을 통해 길 전 사장의 퇴진 투쟁을 벌였다. 내외부의 사퇴 압력이 커지자 여당 추천 이사가 과반을 점하던 KBS이사회도 2014년 6월 길환영 사장의 해임안을 의결했고, 해임안은 곧바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의해 처리됐다"라고 설명했다.

KBS 새노조는 "도대체 길 전 사장의 해임이 현 정부의 언론탄압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혹시 아직도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지금의 자유한국당에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실제 길 전 사장은 해임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무효소송까지 제기하지 않았던가?"라고 했다.

KBS 새노조는 "길 전 사장의 해임을 의결한 것도 당시 여당 추천 이사들이 다수를 점한 KBS이사회였고, 해임을 최종 결정한 것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이번 재보궐선거에 누구를 공천하던지 우리는 관심이 없다. 다만 한때 공영방송의 수장이었던 인물이 수구 정당에 빌붙어 정치에 발담가 보려는 현실이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 부끄럽고 창피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엄연한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 견강부회 억지 주장도 정도 껏하기 바란다"라며 "길 전 사장은 향후 정치 활동이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과거 자신의 해임사유를 왜곡하거나 그 책임을 엉뚱한 곳에 떠넘길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법적인 조치를 포함한 모든 투쟁을 통해 천안갑 유권자들에게 진실을 알릴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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