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한국 등 외국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인접 국가이면서 대미 철강 수출 1위와 4위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예외 적용을 받게 됐다. 이들과 경쟁하는 처지에 있는 수출 3위국인 한국으로서는 이번 관세폭탄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로 한국은 수출 및 생산 차질로 최소 2조5000억 원 이상 피해를 보게 될 것이고 이와 관련한 일자리 1만3000개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우리를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가 우리의 동맹이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도 관세폭탄의 예외 적용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가 외교·군사와 통상 분야에서 생각하는 동맹 개념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행정명령은 서명 15일 후 발효되는 만큼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백악관은 “안보적 관계를 갖고 있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걱정을 해소하는 대체 수단을 논의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관세를 하향 조정하거나 면제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때마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철강 관세 부과대상에서 한국을 제외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안보적 관계’에서 한국의 기여가 큰 만큼 남은 기간에라도 미국 조야(朝野)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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